꼭짓점-다각형에서 각을 이루고 있는 두 변이 만나는 점이나 다면체에서
셋 이상의 면이 만나는 점!!!
아들이 어제 결혼을 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에 모든 이들의 넘치는 축하 속에서 결혼을 했다
삶의 굴레에서 진하고 똑 부러진 꼭짓점을 찍고
이제 아들은 새로운 가정의 가장으로 행복한 아버지가 될 것이다
아들의 결혼 청첩장 초대 문구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10년 전 겨울,
설렘으로 만난 두 사람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합니다.
저희 두 사람 앞날을 축복해주시면
예쁘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10년!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였음에
그간 아들과 며느리는 내가 모르는 이별도 재회도
눈물도 아픔도 때로 웃음과 넘치는 기쁨도 곁에 두면서
결혼이라는 꼭짓점을 찍게 되었을 것이다
9월 결혼을 앞두고 8월에 청첩장을 만들면서
고민이 생겼다
오랜 세월 집을 떠나 살아온 애들 아빠의
존재를 혼주로 청첩에 올려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봄에 있었던 양가 상견례에도
우리 측은 아들의 강경한 반대로 애들 아빠에게
알리지도 않았고 사돈 내외 그리고 며느리, 며느리의
여동생 숫자로 넷, 그리고 우리측은 한자리 허전한 셋
아들 딸 그리고 나 이렇게만 참석을 하였었다
동그라미 굴렁쇠 가족에서
이 빠진 동그라미 가족으로 십 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아들과 딸 나 역시도 가슴속 깊은 곳에 말로는 쉽게 표현 못할
마음의 깊은 상처 하나씩 간직하고 지내왔고 평소 아무 일 없단 듯
묵묵하게 살아가지만
어쩌다 그 상처를 꺼내 마주하게 되면
허둥거리는 갈등 속에 스트레스가 막강한데
아들은 결혼을 앞두고 진행 과정 초입에서부터
청첩장에 혼주인 아버지의 존재를 올리고 싶지 않다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어찌 보면 간단한 이름 석 자 활자화하여 올려진다는 게
뭐 그리 어렵겠느냐만 내가 아닌 아들로서는
그동안 말로 다하지 못할 힘겹게 살아왔던 흘러간 긴 세월 속에
응어리가 상처로 깊게 남아 있었나 보다
아무튼 큰일을 앞두고 순간순간 크고 작게 부딪치는
소소한 결정은 시간이라는 굴레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은 꼭짓점을 찍고
작은 꼭짓점들은 또 다른 꼭지점으로 이어져
번민하던 청첩장에 애들 아빠 이름 석 자는 고집부리던 아들을 누르고
착한 며느리의 설득으로 한 발자국 물러나 올려지게 되었다
힘이 들 때 그때마다 삭힘잘하는 소처럼
내가 즐겨 되네 이던 말
\"기차는 지금 어둠의 터널을 통과 중
곧 찬란한 태양의 푸른 초원을 향해 달려 나갈 거야\"
이 빠진 동그라미 굴렁쇠 가족
아들 딸 나 세식구
산도 넘고 들도 지나고 때로 돌부리
험한 가시밭길도 지나오면서 여기까지 아들의 결혼까지
꼭짓점을 찍기가 그간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결혼식 전날 퇴근하면서 보라색 잔잔한 꽃무늬가 예쁜
손수건을 한 장 미리 준비했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눈물은 아니고 가끔 코끝이 찡한 정도의
시큰함만이...
아들 결혼식에서
주례사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 중에
까만 밤하늘에 별은 홀로 빛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둠이 있기에 반짝이는 거라고
결혼식장에서 너무도 훤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반짝이는 별로
서 있는 아들의 모습에서 그간 별로 빛날 수 있도록
묵묵한 배경이 되어준 많은 사람이 순간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선은 반짝이는 아들 곁에서 더불어 빛이 나는 며느리도
고맙고 감사한 배경이었다
용돈도 넉넉하지 않아 데이트 비용도 늘 부족하고
힘들었을 터인데 긴 세월 곁에서 보듬고 여기까지 왔으니 감사하였고
아울러 곁에서 시시때때로 따뜻한 격려와 힘을 주었던
많은 지인
힘들어요 나 살고 싶지 않아요 이제 못 버텨요
한숨 쉬고 눈물지을 때 토닥임을 주었던 주변에 많은 사람 사람들
좋은 배경으로 힘을 실어 주었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 그림 같은 배경의 지인들이 제 곁에 있었기에
어제 무탈하게 많은 하객의 넘치는 축하 속에서
아들의 결혼식을 잘 치렀고
아슬아슬했던 부모 역활의 꼭짓점도 잘 찍었습니다
아울러 제가 힘겨울 때 아컴 에세이방이 있었기에
살아 버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막막한 혼돈의 시절에 제 하소연 글에 수많은
댓글로 많은 위로를 격려를 주셨던 대한민국의 아줌마와
국외에 거주하시는 교포 주부들까지 너무도 감사했습니다
아울러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
아줌마 닷컴에서 보내 준 근사한 경조 화환이 식장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리고 바쁜 일정이 많을 터인데
황인영 아줌마닷컴 대표가 식장에 직접 찾아와 얼마나
고맙고 행복하던지...
아컴 초창기 시절 회원들은 늘 영자 동생이라는 호칭으로
정겹게 황인영 대표를 불렀었지요
영자 동생 다음 주 바로 아컴 사무실로 떡 주문해서 보낼게요
너무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아컴 아지트 40대 아름다워(머물고 싶은 40대 아지트)에
회원님들도 모두 찾아와 축하해주고 동해바다 친구도 주말이면 더 바쁜
직장인데도 참석하여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사돈댁이 다복한 가정이라
경조 화환이 넘쳐나고 꽃길 속에 화려하고 기쁨에 넘치는
결혼식이 진행됐으며 유명가수도 축가를 직접 불러줘서
분위기도 무척이나 좋았던 결혼식이었습니다
살다 보니 이런 좋은 날이 ...
행복한 꼭짓점이 또 다른 점으로 이어져 다음 꼭짓점도
기쁨으로 남겨지기를 소원합니다
다시 한 번 고맙고 감사하네요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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