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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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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의 투윅스


BY 마가렛 2013-08-22

딸이 머무렀던 방문을 열어보니 휑한 그림자만 보인다. 

어제까지만해도 여행객이 머물었던 방처럼 복잡거리고 정신이 없어 보이더니

하루만에 조용하고 깔끔하다.

딸과의 투윅스(2주간)는 짧았다.

맛있는 요리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 줄 알았는데 방학이라 잠깐 들어온 딸은 엄마와 보내는 시간보단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모자라고 아쉬워 이 엄마와는 짬짬이 놀아주었다.

다행이라고 위로한다면

함께 고갱전에 가서 오디오 한 개를 빌려 서로의 귀 한쪽에 이어폰을 꽂고 같이 이동하면서

천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색채에 대해 놀라움을 금지 못했던 일과 일본인과의  대화로

딸의 일어 실력이 낮설지 않았다는 점.

아시아프전을 관람하면서 다리아프다고 징징거리다가 좋은 작품 앞에선 서로 환하게 웃으며 사진 찍었던 일이다.

그리고 면접 때 입을 옷을 준비하는데 정장이 대부분 55부터 나와서 야리한 딸에게 안맞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겨우 44정장을 찾아서 기뻐서 팔짝 뛰면서 좋아하다가 스커트가 커서 줄여야만 했던 작은 일까지가 새삼 그립다.

무더운 여름에 이 엄마가 해줄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생색내면서 갈비찜 한 번 먹인 일이다.

유난히 갈비찜을 좋아하고 특히 갈비찜 속에 들어간 은행을 좋아하는 딸이다.

신 김치보단 금방한 김치를 좋아한 딸에게 겉저리를 두어번 담궈서 맛나게 먹인 일이 그래도 위로가 된다.

 

트렁크에 무슨 짐이 그리 많았나 싶었는데.............

기초화장품을 다쓰고 빈용기를 그냥 버리기도 아깝고 재활용도 되고 포인트 적립도 하려고 가져왔다는

딸의 말에 평소에도 환경파수꾼인 줄 알았지만 이정도까지 인 줄을 몰랐다.

그리고 작은선물들이 줄줄이 나왔다. 가족들 선물 사촌들 선물 외할머니댁 선물...

용돈을 아껴서 준비한 아기자기한 작은 선물 하나하나에서 딸의 정성이 돋보였다.

적은 용돈을 보내는 엄마의 입장에서도 선물은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고

남편도 선물은 절대 준비하지 말라고 몇 번이고 이야길 했었지만 딸은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나보다.

모두들 뜻밖의 선물에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딸이 더 좋아했었다.

외할머니의 돋보기 케이스는 솔직히 나도 탐이 났고 편찮으신 외할아버지의 건강을 비는 의미에서 샀다는

풍경은 그소리가 맑고 청아했다.

엄마는 책을 좋아하니까 책갈피를 준비했다는데 앙징맞고 꼭 딸처럼 귀엽다.

책을 펼치면서 딸 앓이를 하기보단 많은 책을 읽으면서 지식과 경험을 쌓아 겨울에 다시 만날 딸에게

더 교양있고 우아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추운 겨울 일본에 딸을 보낼 때 형편이 넉넉하지않아 많이도 망설이고 힘들었는데

다행이도 꿋꿋하게 적응잘하고 공부 열심히 하는 딸이 대견스럽다.

보내주는 용돈이 모자랄텐데 아끼고 또 아껴쓰고 밥도 먹을 만큼만 조금씩 반찬도 저녁시간 세일할 때 사고,

추울 때는 난방비 절약하려고 전기히터 약하게 돌리고

더울 때는 에어컨 사용 안하고 나름 최대한 줄이면서 사는 딸이야기가

유학이라는 이름 하에 고생을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아침에 카톡을 하니 짐정리를 하고 내일부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한단다.

휴식을 취햇으니 또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하는 딸에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열심히 충실히 잘하라고 격려해본다.

겨울에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좋은 결과로 웃으면서 만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