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가 넘어가면 시작되는 폭염의 열기속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있다가
TV 시청하는 앉아있는 자세에서 잠시동안 누워있는 상태로 TV 시청하고 싶은
마음에 옆으로 누워서 TV 시청하고 있으면 마치 누군가 나에게 마술을 거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몇분동안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면 나도 모르게 지속되는 폭염 때문에
또 다시 정신이 흐릿해진다.
오랜만에 냉동실에서 얼음 하나를 꺼내 입안에 골인 시키고 난 후에 느끼는
그 감정이란 어느 계곡안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수안에 있는 시원한 느낌이랄까.
한달동안 비 한번 구경못하고 폭염이 계속되다보니 투석하러 병원가는날에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10분동안 나는 숨이 막힐 정도다.
폭염 때문에 나의 몸 상태도 조금 이상해진것을 느끼고 있는 상태에서 평소 투석중에
잠들지 않는 나이지만 지난 월요일에는 저녁에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누군가 깨우는 느낌에 눈을 부시시하게 떠보니 간호사가 혈압을 체크중이다.
\"평소에 잘 주무시지 않던데...\"
\"가만 저거 별이 아닌가요?\"
왼쪽 창문밖으로 별이 하나 보였다 그런데 저 별이 어떤별인지 모르겠다.
단독주택에서 거주하던 시절 한 여름에 폭염을 피하여 옥상에 평상을 올려다놓고
시원하게 지내고 싶으면 강아지 한 마리 데리고 올라가서 강아지 만지면서 있다가
어느날은 나도 모르게 새벽까지 잠이 들었었다.
그런데 새벽에 그렇게 귀한 국자 모양을 취하고 있는 북두칠성 별자리를 보았다.
너무나도 가깝게 보이는 북두칠성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다시 잠이 들었다.
간호사가 다른 사람에게 혈압을 체크하러 간 사이에 오른쪽으로 지나가는 한 사람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언제부터인가 잘 보이지 않았던 젊은 남자인데 2년전 결혼을 했었다.
일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생활하는것으로 대충 알고 있지만 가끔 시간이나면
예전처럼 투석하는것으로 알고 있다.
그 사람 예전에 그러니까 6~7년전 투석실에 같이 오는 사랑하던 아가씨가 있었다.
사랑하는 남자 친구가 투석하는것을 보며 자신도 같이 아픔을 같이하고 싶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아가씨는 한동안 그 남자와 같이 투석실에 출근하다싶이 했다.
어느날 투석하고 있을때 신문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그 남자 침대에 다리가 4개 나란히 있는것을 무심코 쳐다보았다.
저 남자는 왜 다리가 4개일까? 나는 2개인데 내가 꿈을 꾸고 있는것일까라는 생각에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을때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그 침대에서 그 남자가 아닌
한 여자가 유령처럼 일어나고 있었다.
그 순간 그러면 저 아가씨가 그 남자 옆에서 잠을 잤다는 이야기인데 어머니도 아닌
아직 미혼인 아가씨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한동안 그들은 침대에서 4시간동안 꿈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어느날부터 그 남자는
다른 여자를 선택했는지 그전의 그녀보다 나이가 들어보이는 여자가 그 남자를 만나러
투석실에 자주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남자 참으로 능력도 좋은것 같았다 그리고 침대에서 같이 잠이 청하던 그녀와는
어떤 이유 때문에 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바람둥이처럼 보였다.
가끔 먹을것을 가지고 투석실에 들어오던 그녀와 그 남자는 결혼을 했다.
내가 그 사람의 윤리의식과 사생활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문득 예전에
국어책에서 보았던 처용이라는 그 부분이 생각났던 이유가 무엇인지
몇년 흘러가고 그 남자를 다시 보고 생각난것이라면 마치 어느 동화책속에 등장하는
한 남자의 짧고 길었던 어느 동화 사연을 읽었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