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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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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복 입어보는게 소원인 여자


BY 모란동백 2013-08-16

난 지금도 수영복 입고 나의 연인과 해변가에서 튜브놀이며 물장구도 치고 ..

늘 꿈만꾸다 이만큼 늙어버렸네.

 

결혼하고 첫해 여름...

그소원이 이루어지는줄 알았다.

남편에게 해운대 바닷가에 물놀이 가자고 했다

남편은 어째 떨뜨럼한 표정....자기 고향마을이 생각났겠지..

작은 시냇가가 생각날것이고 개구리잡고 돌멩이를 던지면

신기하게 퐁퐁퐁 여울을 남기는 재밌는 장난도 생각나겠지..

그때는 승용차가 없어서 자기 고향을 못가는게 심드렁인지 ..

바다가 싫었던거다. 괜시리 짭쪼름하고 비릿한 냄새나며 시끄럽고 파도가 심하고...

조르고 졸라 먹을거 준비하고 해운대로갔다.(그때는 나도 애교철철 )아~앙 가자 앙~~~

 

아~ 수영복 !!

제일 중요한 수영복 ...그래도 남편수영복은 챙겼다.

그때는 수영복도 빌릴수 있어서

나름 한 몸매하던 난 비키니를 빌리려고 했다. 

비키니가 입고 싶었다.그래도 그렇치 ...부끄러워서 어떻게 비키니를 입나 ?

결국은 원피스형 수영복을 빌려입고 한껏 마음이 부풀어 올라 남편 앞에서 어떡케해야하나 ?

몸을 도사리며 쨘 !!! 하니 ..

 

남편 아무 말이 없다.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보수적이라 그런지 이유를 모르는체

둘은 아무 말이 없었다. 파라솔 밑에서...애꿎은 과자만 먹어댔다.

뭐냐고 ~꿈이 다 깨어져 버렸다.

 

난 정말 바다를 좋아한다.

연애를 잘 못하는 성격이라 늘 혼자였던 아가씨시절...

비오는 날의 바다는 회색의 거대한 수묵화 같았고..

밤바다의 잔잔한 물결은  캄캄한 우주의 어느곳에서 별이 반짝이는것 같고..

천둥 벼락치는날의 바다는 파도가 온세상의 나쁜것들을 잡아갈듯 화가나있어도

방파제에 멋들어지게 한번쳐주면서 흐트러지는 그파도도 멋있다.

 

중학교때..

산중턱에 위치한 나의학교에는 늘 바다를 바라다 볼수있었다.

그곳에는 오륙도가 서 있었고...

날씨가 좋은날은 대마도가 보였다.

햇살 좋은날은 은파가 반짝반짝....그렇게 바다를 즐긴 소녀..

 

 바다를 사랑하던 나는 해운대에 모인 연인들..특히 비키니차림의서울아가씨들..

어쩜 그렇게 신비롭게 보이는지 ?

외국에서 온 이방인들.. 모두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부러웠다.

이렇게 내 청춘은 흘러가나.. 억울했다.

그래! 나도 결혼하면 나의 영원한 연인에게 해마다 이런 호강을 누리게 해달라고 해야지 ..

이러다 남편을 만났고 결혼을 하고..

 

 승용차가 생기니.. 바닷가의 꿈은 깨어지고

여름만 되면 애들과 함께 자기집으로 갔다.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곳으로..

그래도 큰물에서 놀아야지.. 이거야 원 !!

그러나 시어머님 돌아가시고 나선 가지않네...

그리고 그렇게 테니스 회원들과 함께 여름날 좋은곳으로 헤매고 돌아다녔다.

 

허무하게 끝나버린 나의꿈은  나의 머리속에서 영원한 낭만으로 남아 있다.

 

어제 또 바닷가로 가잔다. 갔다. 그까이꺼..

아~ 내가 싫다. 작열하는 태양빛아래 더위를 먹어서 머리가 깨지도록 아프고..

 

파도가 밀려오고 갈매기 울던날 .. 

파도에 밀리는 물거품 처럼..

 

나의 꿈 수영복 입고 나의 영원한 연인과 함께하는

바다놀이는 그렇게 막 을내리나보다.

세월과 함께 허무하게 끝나나보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