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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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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오늘 이쁘다.


BY 새우초밥 2013-05-24

 

 

 

 

    오후 7시가 조금 넘어가는 그 시간,

    갑자기 들려오는 한 여자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가 내 방 창문을 열게 했다.

    한달에 3~4번 내 방 뒤 어느 집에서 들리는 수준있는 성악 노래 소리를 듣고 있으면

    한 여름밤에 다리 밑에서 맛있게 먹고있는 인절미떡이 올라간 팥빙수가 생각난다.

    그때 들리는 어머니의 폰 소리,

    몇분간의 아름다운 여인의 성악 노래 소리를 방해하는 폰 소리지만 누가 했는지

    내방에서 귀를 쫑긋세워서 들어보니 집에서 5분 거리에서 거주하는 큰 조카 녀석이

    식사시간에 제수씨하고 같이 영상통화를 걸었다.

    여동생과 어머니하고 자주 영상통화를 하는 제수씨와 조카들은 그냥 재미로 영상으로

    통화를 하지만 그것도 사랑이기에 어제는 머리를 짜른 여동생을 몰라보고는

    조카들이 웬 아줌마가 옆에 있다면서 고모를 몰라본다.

    그리고 조카들은 고모며 할머니에게 인사하고 볼일 다보고는 나에게로 오는데

    애교를 보여주면서 큰 아버지 타요 타요라고 말할때는 나는 그 애교에 사르르

    녹아들면서 인터넷으로 보여준다.

    이 큰 아버지가 조카들에게 3인자로 보여지는것도 나는 좋다.

 

    사랑하는 조카들하고 나도 영상으로 통화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 얼굴을 보았다.

    큰 조카 녀석은 이제 별 관심이 없지만 이제 4살 올라가는 여자 조카는 자신의 오빠가

    예전에 그랬듯이 오래전부터 투석하면서 많이 부풀어 올라 온 팔의 모습을 보면서

    관심을 가지는데 이제 눈에 들어오는지 큰 아버지 아파요라고 물어보면 난 아니라는

    말을하지만 몇일후 다시 얼굴을 보면서 통화를 하지만 그 사이 조카는 더욱 더

    마치 여동생의 어릴적 모습을 보는것 같고 더 이쁘진것 같았다.

 

      \"나원아 오늘은 더 이쁘네? 사랑해???\"

      \"나도~~~요\"

     

    이쁘다는 표현을 듣고는 잠깐 망설이는 여자 조카가 이제 4살 올라가는 시점에서

    아직 미혼인 큰 아버지인 나의 그 말을 듣고 어떤 표현을 할지 모르고 있지만

    사랑한다는 그 말,이쁘다는 그 말에서 역시 여자인지라 얼굴을 찡그리면서 웃고 있다.

 

    이쁘다.

    이 3마디는 여자라면 누구나 항상 듣고 싶은 가슴이 떨릴 만큼이나 흥분되게 이끌어주는

    커피의 진한 향 만큼이나 당신을 늘 사랑한다는 그말과 같이 좋은 말이 아닌가 싶다.

    부모님은 오랜시간을 살아오면서 한번도 서로 당신 이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7년전,

    병원 투석실에 고운 간호사가 나하고 친하면서 5년동안 있을때 하루는 그녀에게

    비록 지나가는 말이지만 입안에서 꿈틀대는 말을 했었다.

 

       \"오늘 당신 유난히 이쁘네??? 뭔일 있어?? 화장도 잘 맞고...\"

 

    그녀는 나의 칭찬에 마음에 드는지 웃음을 보이고는 다른쪽으로 가버리고 말 한마디의

    힘이 그녀에게는 좋았는지 비록 10살 넘어가는 나이차가 있었지만 그녀가 나에게

    반말을 할때도 그냥 오빠의 마음으로 다 들어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몇일 후 나에게 내일 휴일이라는 말에 그녀의 프로포즈인줄 알면서도

    나는 나의 처지 생각해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녀가 몇 개월후 사랑은 변한다는 말을

    또 듣고서도 처지 때문에 그녀에게 나도 좋다는 말을 못했다.

    어쩌면 처지 생각하지 않고 그녀와 잘 되었으면 그녀에게 하루에 2~3번씩이라도

    당신 이쁘다 그리고 사랑스럽다는 말을 했을지도.

    

    이쁘다는 말은 어쩌면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 나오는 금은보화가 잠득 있는

    그 장소 어디쯤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당신을 사랑한다는 이 말은 맛있게 먹어가는 달콤한 케이크를 먹는것 같은 달콤한 말이고

    이쁘다는 이 말은 한 사람을 너무 기분좋게 만드는 마술과도 같지만 그 말을 하고 싶어도

    마음만 있을뿐 하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은 얼마나 애타는지 모른다.

   

    당신 이쁘다는 이 말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늘 해줘야 하는 말이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이나 이쁘다는 말을 잘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자들은 그 반대로 늘 듣고 싶어하는 말이겠지만 남자는 이성으로 사랑하고

    여자는 감성으로 사랑한다는 말이 있듯이 요즘 투석실에서 가끔 만나는 작년 12월초에

    투석실로 발령받아 온 몸매가 괜찮은 사람이 있다.

    대구 외삼촌 딸하고 얼굴이 많이 닮아있는 처음 보면서 정말 닮았기에 놀랬다.

    그녀는 내가 봐도 몸매가 이쁘고 부잣집 딸처럼 보이는 그녀,

    비교적 그녀하고는 말을 많이하지 못했지만 지난 월요일 처음으로 지혈을 하면서

    서로의 관심사를 이야기해보니 그녀도 자전거를 좋아한다고 했다.

    아버지계신 추모공원에 있던 날 그녀도 같은 도시에서 있었다고 했다.

    이쁘다는 말은 마법과는 같다는 생각이기에 조금 더 친해지면 그녀가 차트 정리할때

    아니면 집에 나갈려고 나오면서 그녀에게 망설이면서 할지도 모른다.

    비록 나에게 인연이 되지 않을 사람이지만,

 

    더운 바람이 아파트 베란다 창문으로 들어오는데 봄이 실종이 되었나 보다.

    요즘 어머니가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봉사 일을

    즐겁게 하는데 오늘 더워서 그런지 집안으로 들어오시면서 연심 땀을 흘리고 계신다.

    선풍기를 내여놓아야겠다는 생각을 금요일과 주말에는 일하지 않는 여동생이 먼저

    했는지 선풍기를 거실에 두고 들어간다.

    내일은 토요일인데 토요일에는 제수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어김없이 올라오기에

    양갈래 머리를 하고 있는 여 조카에게 폰으로 했듯이 또 한번 기분좋은 말을

    그 아이 앞에서 하고 싶다.

 

        \"나원아! 오늘은 큰 아버지 눈에 보니까 눈이 더 이쁜데???\"

 

    그래 나도 언제쯤이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멋을 내고 있을지 그리고 입안에 거미줄이

    사발팔방 철사줄처럼 다 채워지지 않을 그날이 올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