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하필이면 그 날이 오늘일게 뭐람?ㅎㅎㅎ
남편의 친구 맏딸이 우리 막내 아들하고 동갑이다.
언제부턴가 그 친구는 자기 딸을 우리 막내한테
소개하고 싶었던가 보다.
우린 눈치 못채고 있었을 뿐이었고.
우연을 가장하고 두 아이들을 만나게 해 줄 줄이야..ㅋㅋㅋ
그날은 개인 사업을 하는 그 친구집에 물건을 받으러 가야했다.
할머니들을 승합차에 태우고 볼일을 보러 가는 길에
그 친구가게로 갔다.
마침 아들이 휴가를 나왔기에 동행을 했다.
아니면 내가 물건을 받으러 가야했는데
아들보고 가게에 가서 물건을 받아오라고 시키는 남편.
아무 생각없이 아들은 물건을 받으러 갔고
받아 오라는 물건만 수령하고 차에 올랐을 뿐이었다.
나도 아들도 아무런 낌새는 차리지 못했다.
낮에 그 일이 있고 저녁에 우리 가족끼리 모처럼 밖에서 저녁을 먹는데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다.
\"우리 가족도 같이 동석하고 싶은데 기다리라 친구야.\"
우린 당연히 정중하게 거절을 했다.
모처럼 우리 가족이 모인 자리고 다른 가족이 있으면
어색하고 불편할 건 당연하니 다음에 하자고.
막무가내로 기다리고 있으면 금방 가겠다고
일방적으로 동석을 고집하는 그 친구를 남편은 겨우 말렸다.
딸아이들과 아들 그리고 나까지 이상한 친구라고 웃고 넘겼더니...
남편하고 그 친구는 미리 자기 딸을 가게에 뒀고
우리 아들을 일부러 심부름을 시킨 사건이었다.
무슨 간첩접선도 아니고....
아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가게에 들렀는데
친구 딸은 우리 아들을 눈여겨 본 모양이었다.
키 크고 목소리 톤 부드럽고 얼굴이 선하게 생겼더라며
교제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아빠한테 비쳤단다.
그 뒤로 아들은 바로 부대로 복귀했고 몇달이 지난 어제 3박 4일 짧은 휴가를 나왔다.
밤 늦게 집에 왔을 때 남편이 이러저러한 일 후에 그 딸이 널 만나보고 싶어한다
한번 만나볼래?
마침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도 변심을 한 터라 부담없이 만나보겠다고 했다.
아빠들이 친구사이시고 우리 둘 다 동갑이고 하니 만나보는건 뭐 어때요?..하면서.
서로 문자로 띡띡띡....연락을 하더니 오늘 만날 것을 약속하더니만
정작 오늘 아침에 그 아빠한테서 연락이 왔다.
\"우리 딸이 지금 매직쇼에 걸려서 못 나가게 되었단다.
차마 그말은 못하겠다니 다음 기회에 만나잔다.
전화나 한번 해 주라.\"
아침에 우리 아들이 그 애한테 전화했을 때는 감기몸살이라고 둘러댔고
아들은 따뜻하게 자지 차게 잤구나....조심 좀 하지 그랬어?
진정으로 걱정을 해 줬는데 아코.......
딸이 더 적극적으로 만나길 원했는데 첫 만남이 그런 날이었으니
하필이면....
우물에서 숭늉찾기로 그 친구는 우리가족을 오랫동안 아는 지라
애들 둘 다 학교 졸업하면 결혼해 버려라~
이런이런이런......
정작 애들은 진지한 이야기 한마디 해 본 적도 없는데 급하시긴.
우린 막내고 그 집은 맏이다.
그 앤 공부도 과 톱만 달리고 있다는데 우리 막내는 그 정도는 안된다.
이러다가 막내 아들도 일찍 장가보내는거 아닌가 몰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