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7일
실사를 나갔어유.
함께 가야 헌다고 했던 개발과 공무원은 오늘도 출장인가벼유.
개발과 핑계를 대고 오늘로 미루더니 혼자 왔드라구유.
현장에 도착혀서 사진기를 꺼내더니 사진을 찍어유.
실사 나왔다는 흔적은 남겨야겠지유.
그런 다음 매립 이전의 상태를 묻기 위해 이웃을 찾아 나섰시유.
바로 옆집에 사시는 할아버지는 집에 없는지 불러도 대답이 없어유.
그려 다른 집으로 사람을 찾아 나섰시유.
마침 공사허던 날 건설사 직원으로 함께 와서 일혔던 남자를 만났어유.
시청 공무원이 묻더만유.
높이차가 있어느냐구유.
그 남자 말이 예전엔 조금 차이가 있었다구 혀유.
4년 전 둑을 허물기 전에 말여유.
그땐 높이차가 좀 있어다 허대유.
좀이래서 지가 손을 들어 한 뼘을 만들을 보이며 요정도냐고 물었어유.
지 손을 보더니 수긍하는 듯 부정하지 않드라구유.
손 한 뼘 정도는 은진면 공무원이 말혔던 50~60cm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지유.
그러니 4년 전 상태를 인정헌다고 혀도 매립한 높이로 볼 때 허가를 받고 혀야 한다는 게 빤했어유.
근디 말유 서로 만나서 짰는지 요놈도 수를 쓰더라니께유.
항공사진을 자동차 본넷 위에 올려놓더니 와 보래유.
그래 다가갔어유.
항공사진이라 하드라구유.
볼펜을 가지구 470-3 답을 표시혀유.
근디 보니께 작년에 찍은 것인지 470-4 답과 한필지로 찍혀있드라구유.
모내기를 하기 위해 논을 갈아놓은 상태였어유.
그 사진을 내게 보이면서 그 공무원이 연접 토지를 설명허드라구유.
한쪽 옆은 도로구유, 위쪽을 표시허고 옆도 펴시혀유.
틀리지 않기에 지도 끄덕끄덕 했어유.
근디 말유 아래쪽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상헌 소리를 혀유.
사진에 두 논이 하나로 되어 있어서 그걸 가지고 연접 토지를 말허면 470-4의 답이 연접토지가 아니라 470-4의 답 아래에 있는 458번지 답이 연접토지래유.
470-4번지가 연접토지가 아니라 458번지가 연접토지라 문제가 없다는 거예유.
차례대로 성토한 사진, 토지이용계획원, 항공사진여유.
그 순간 갑자기 기가 콱 맥히더라구유.
지를 연접토지라는 말도 알지 못하는 무식쟁이라 생각혔나봐유.
그려도 지가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던 경력이 있는디 말여유.
지가 입이 좀 험했더라면 쌍시옷 자 넣어 욕이라도 해줬을 거구만유.
근디 더 기맥힌 것은유 만약을 위해 470-4번지 땅주인에게 전화를 혀서 이의가 없는지 알아보겄다는 거예유.
그러니께 연접토지를 설명허는 데서는 죽어버렸던 땅주인이 민원관련 부분에서는 살아돌아왔어유.
기가 맥히고 어이가 없는 노릇이었지유.
더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도 없는 거구유.
더 들을 것도 없다며 그냥 돌아섰시유.
그렸더니 돌아서는 제 등에 대고 뭐라는 줄 알어유?
지더러 말이 안 통헌대유? 그려서 말을 못허겄대유.
똥 묻힌 손으로 냄새 풍기는 사람이 똥냄새 난다구 말을 씨부리는 격 아니유?
집으로 돌아와 국토해양부 전자민원 창구로 들어갔시유. 그리고는 연접토지에 대해 문의했어유.
실사나가서 있었던 일을 예로 들어서 말여유.
피의자를 논산시로 혔드니 논산시로 민원을 이첩시켰다고 핸드폰으로 문자가 오드라구유.
논산시로 이첩시켰다는 문자에 허망한 생각이 들더만유.
그려도 기다려보기로 혔어유.
기회가 한 번뿐인 것도 아닌디 기죽을 필요 있겄어유.
그러고 보니께 논산시 공무원들이 말하는 합법은 법규정과는 상관없이 만들어내면 되는 거였나벼유.
법규정을 아주 간단하게 벗어나잖어유.
이런 사람들을 앉혀놓고 일을 보라허니께 고양이헌티 생선 맡기는 거나 다를 게 뭐가 있대유?
그러니 이런 사람들헌티 찾아가서 굽신거려야 허는 시민들은 또 맴이 어떻겄어유.
이런 일 당혀두 좋은 게 좋은 것여 하며 웃을라나유? 모르지유.
논산시민들이 착혀빠졌은께 그럴지두유.
허지만 지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구만유.
그려서 칼을 빼들기로 혔어유.
바윗덩어리인지 무인지 한 번 내리쳐봐야 쓰겄구만유.
바윗덩어리면 어쩌겄어유.
한 번 가지고 안 될 테니께 두 번 세 번 반쪽이 나드락 내리쳐야지유.
칼이 부러지면 새 칼 들이대면 되겄지유.
지도 이젠 오기가 생기기 시작혔어유.
그려 실사나가서 있었던 일을 상기시키는 내용증명을 담당자헌티 보냈구만유.
무더기 똥을 밟은 기분이구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