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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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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며.


BY lala47 2013-02-22

밤새 눈이 내렸다.

아침에 창을 열어보며 또다시 밀려나간 봄이라는 놈의 나약함에 혼자 피식 웃는다.

이유도 없는 기다림에 나도 어처구니가 없는게지.

봄을 왜 기다리냔 말이다.

그냥 습관처럼 무언가를 기다려야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쓴다.

쓰다가 회의가 오고 쓰다가 길을 잃는다.

나를 잊어야하는데 나를 거머쥐고 있다.

욕심은 금물이다.

이제와서 유명인사가 될것도 아닌데 무슨 과욕인가.

지나간 시간을 지울수 있는 지우개가 있다면 말끔히 지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후회 없는 삶이 있겠냐마는 후회라는 의미는 참 깊고도 깊다.

 

\'홀로 계신 어르신 현황 조사 안내문\'

우편물을 보니 나의 실체에 거부를 못하겠다.

독거노인이라는 말이렷다.

혼자 살다가 혼자 죽을수도 있는 독거노인들에게 국가가 신경을 쓴다는 말이다.

이런 주제에..

그런 생각이 스쳤다.

 

뉴스를 본다.

아기를 길에다 버린 비정한 엄마는 뉘우치지 않고 당당히 말한다.

아이가 셋이 또 있거든요.

회사돈을 횡령하고 성형수술을 한 남자도 있다.

참 여러 종류의 인간들이 모여 살아가는 세상이다.

시체 쟁탈전을 하는 장의사들의 실태가 보도 되기도 했다.

죽어도 잘 죽어야겠다.

 

청문회를 본다.

청문회는 왜 하는지 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인민재판 같은것이 아닐까.

보고 있노라면 낯이 뜨겁다.

한사람을 난도질하는 사람들은 떳떳한지.

 

며늘아이의 전화를 받고 어린이집 재롱잔치에 갔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윤지를 보니 신기했다.

언제 저렇게 컸을까.

음악소리에 덩달아 흔들어대는 윤하때문에 더 웃었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나는 하루 하루 늙어간다.

 

암환자에게 좋다는 식이요법에 대해서 며늘아이가 이야기를 했다.

많은 암환자들이 오래 살기위해서 개발해낸 식이요법들...

나쁘다는것은 물론 피하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수선을 피우고 싶지는 않다.

생명유지에 시간을 쏟아부울만큼 현재가 풍요롭지 못하기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언제 죽어도 좋은 그런 나이 그런 상황이다.

 

욕심 부리지 말고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의 결실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어느 누구의 탓도 아닌 나 자신의 탓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다가오는 봄을 맞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