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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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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간장이 녹는 듯....


BY 시냇물 2012-10-05

 

오늘 손녀가 피부이식수술을 오전 8시에 한다길래

일찍 집을 나섰다

 

수술 들어가기 전에 얼굴을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서...

 

병실에 들어가니 사위만 보조침대에서 잠이 들어 있고

딸램과 손녀는 보이지 않아 곤히 자는 사위를 깨웠다

 

금식을 하느라 칭얼대서 안고 나간 것 같다한다

 

병실 밖 간이의자에 딸램과 손녀가 있는데 용인에서

사돈내외가 벌써 도착해 있었다

 

큰 수술을 앞두고 있는 손녀를 보는 어른들의 가슴은

찢어지는 심정이었다

 

간호사의 안내로 8층 병실에서 3층의 수술실로

침대에 실려 내려가는 손녀를 보노라니 기분이 이상했다

 

수술대기실로 들어가는 손녀를 실은 침대가 자동문 안으로

사라지자 왈칵 눈물이 솟구쳤다

 

그 어린 게 큰수술을 어찌 감당할 지.....

주치의 말로는 2~3시간이 걸릴거라 했다고 딸램이 말을 한다

 

 

어제 딸램의 말로는 피부이식을 하는데 워낙 상처가 깊어

손가락에 피부가 없으니 손가락을 배에다 심어서 어느 정도

살이 자라게 한 다음 다시 분리수술을 해서 이식수술을

한다고 했는데 얼마만한 고통일지 내게는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4층 보호자대기실로 가니 수술안내 화면에 8명의 수술중인

환자 명단이 떠있었다

그 중 손녀가 가장 어려 보는 가슴이 더 저려왔다

 

병원을 가면서도 묵주기도를 드렸지만 기다리는 동안

자연스레 다시 묵주기도를 바치게 되었다

 

무엇 하나 내가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기도나마

해주려고....

 

 

1시간, 2시간이 지나도 수술실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은 회복실에서 병실로 옮긴다는 내용이

계속 떴는데 손녀는 아무 연락이 없으니 애간장이 다 녹는 것

같아 입술이 바짝바짝 타고 불안한 생각마저 들었다

 

애타게 기다리기를 5시간 30분째가 되어서야 수술실에서

호출 전화가 와 수술실로 내려가니 보호자 한 사람만

회복실로 들어오라고 하여 딸램이 들어갔는데 안에서

손녀의 울음소리가 새어나오니 눈물이 핑 돌았다

 

그 어린 게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까 싶어.....

 

 

잠시 후 수술한 의사가 나와 보호자에게 상황을 설명을 해주었다

생각했던대로 새끼 손가락의 상처가 너무 깊어 거기는

이식할 상황이 아니라

이번 수술은 우선 가운데와 네째 손가락, 손등에 피부이식수술을

먼저 했다고 한다

 

엉덩이와 허벅지에서 피부를 떼어 이식을 했다 하는데

손가락 사이를 잘 이어지게 하려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하며 상황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하는데

사위는  차마 사진을 볼 수가 없다길래 사돈내외와 내가 의사로부터

수술에 대한 소견을 들었다

 

이번 수술이 끝이 아니고 이번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손녀의 성장에 맞추어 몇 번의 수술을 더해야만

손가락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흉터는 남겠지만 기능을 제대로 할 수만 있다면

그래도 얼마나 다행일지.....

 

 

회복실에서 침대에 실려 나온 손녀를 보니

왼손을 붕대로 칭칭 감아 보기에도 안쓰러운데

엉덩이와 허벅지에도 상처가 있으니 배와 허벅지, 엉덩이까지

붕대를 감아 놓아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오른손등에 혈관이 안 나와 발등에 링겔을 꽂은지라

발에도 호스, 소변줄이 주렁주렁 있으니 손녀가 울어도

어찌해 줄 수가 없어 더욱 안타깝기만 하였다

 

간호사는 아기가 어려 가래를 뱉을 수 없으니 2시간은

울리는 게 낫다고 한다

그리고 잠이 들지 않게 깨어 있게 하라는데 마취가 깨지를 않아

얼굴을 토닥거리고, 등을 두드려도 비몽사몽 손녀는 자꾸만

잠을 자려 하여 어찌나 안쓰럽던지

 

 

불과 며칠 전만해도 해맑은 웃음으로 티없던 그 손녀가

이렇듯 상처투성이로 침대에 누워 있는 걸 보는 내 마음은

그야말로 살을 에이는 느낌이었다

 

이제 주말과 휴일을 지내고 월요일에 수술자리 치료를 할 때도

너무 아프니까 수면마취를 한다니 더욱 애가 탄다

 

얼마나 아플지, 말도 못하는 그 어린 게 정말 안쓰럽기만 하다

 

 

가래가 잔뜩 끓는 소리로 쉰 목소리로 우는 손녀를

보는 게 정말 내 속이 다 타들어 가는 것만 같은 심정이다

 

 

그래도 그 와중에 이름을 부르면 눈을 뜨려고 애를 쓰는

모습에 어른들의 가슴을 더 메어지게 한다

 

 

은재야,

 

너를 잘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이 미안하다

잠시도 눈을 떼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말이다

 

 

티없고, 사랑스런 네 몸에 수술자국이 왠 말이니?

 

 

그래도 잘 견뎌주어 대견하고 고맙구나

 

앞으로도 잘 이겨내어 온 집안의 기쁨이 되어 주렴

 

 

너를 많이 많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