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704

내 나이 환갑이 되면


BY 그대향기 2012-10-06

 

 

 

내 나이 올해 쉰 둘.

앞으로 백세 시대에 살아가려면 아직 인생 반 밖에 못 산 청년기?

살아 갈 날은 아직도 수십년인데

벌써부터 노후를 생각하자니 앞이 캄캄하다.

살 날은 길고 험한데 몸은 벌써 여기저기서 적신호가 오고

일은 점점 꽤가 나려고 한다.

 

나이는 많아지고 일은 못하고

몸은 이구석 저구석 아프다면 어휴~~`

생각만 해도 가슴이 컥...막히는 것 같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 그 길이에 맞게 몸도 건강해야 하는데

수명만 길어지고 병원신세만 지게 된다면

그건 사는게 아니라 고통일 것 같다.

 

정신건강도 큰 문제다.

만에 하나 치매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본인도 본인이지만

가족들이 너무 힘들 것 같아 상상하기도 싫은 현실이다.

최근에 너무 짱짱하시던 분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시는 것을 보고

혈관이 막히는 일은 사전에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양파즙을 부지런히 부지런히 마시는 중이다.

사후약방문이 안 되려면 평소 식습관에 주의 해야 할 일이다.

 

오늘도 대구의 세련되고 고급스런 결혼식장엘 갔더니

일인당 식비가 무려 28000 원...

헐.......

차린 음식들도 고급스럽고 깔끔하고 메뉴도 다양했지만 참고 또 참았다.

그 비싸다는 고래고기에 상어 두투??? 두치???

하여간 고급어종도 많았고 메뉴가 호텔뷔페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

먹는게 남는 거 맞다.

몸에 체중이 불어서 남고 혈중   콜레스테롤이 남아서 병들고...

같이 간 사람이 왜 그렇게 쪼금만 먹고 그만두냐고 했지만

준다고 다 먹으면 며칠동안 더부룩한 속은 어찌하오리까?

 

아프지않게 잘 관리해서 환갑때까지만 이 일을 하고  그만두고 싶다.

그 후로도 건강이 허락한다면 연장을 하고 싶지만

내 나이 환갑쯤 되면 나는 은퇴하고 남편만 직장생활을 하라고 할 참이다.

그 때는 남편도 육체적인 일 보다는 관리팀에서 덜 힘들게.

은퇴 후에는 텃밭이나 일구고 야생화나 심으면서 풍덩하게 살고 싶다.

경제적인 조건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가까운 곳으로 해외여행도 가끔씩 다니고 싶다.

무리하게 하는 생활보다는 조금은 부족한 듯하면서 알뜰하게.

 

요근래에  대학노트 두꺼운 것으로 두 권을 샀다.

환갑 때까지 내가 살 집의 도면을 그리기 위해서 한권을

생각 날 때 마다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적기 위해서 또 한권을.

단돈 만원을 주고 두권을 샀더니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드라마를 보다가 좋은 집이나 편리한 집이 나오면 메모를 해 두거나 스케치를 해 둔다.

수백번 수천번이 바뀌어도 짓기 전이니까 얼마든지 고칠 수 있으니까.

고급스런 집 보다는 편리하고 널찍한 집을 짓고 싶은거다.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게 마당에는 잔디를 깔 것이고

남편이 아이들을 위해 손수 만들어서 나무 그네도 둘 것이다.

석양을 바라보며 좋은 사람들과 따끈한 차 한잔의 여유를 누리기 위한

작아도 사랑스런 테라스도 낼 것이다.

전망좋은 곳으로 남편의 서재를 내고 내 작은 공간도 따로 낼 것이다.

산에서 통나무를 해다가 군불을 때는  아주아주 작은 황토찜질방도 넣고 싶다.

우리 두 부부가 살기에 너무 너르거나 너무 좁지 않게 소박한 시골집을 짓고 싶다.

내 나이 환갑이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