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올해 쉰 둘.
앞으로 백세 시대에 살아가려면 아직 인생 반 밖에 못 산 청년기?
살아 갈 날은 아직도 수십년인데
벌써부터 노후를 생각하자니 앞이 캄캄하다.
살 날은 길고 험한데 몸은 벌써 여기저기서 적신호가 오고
일은 점점 꽤가 나려고 한다.
나이는 많아지고 일은 못하고
몸은 이구석 저구석 아프다면 어휴~~`
생각만 해도 가슴이 컥...막히는 것 같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 그 길이에 맞게 몸도 건강해야 하는데
수명만 길어지고 병원신세만 지게 된다면
그건 사는게 아니라 고통일 것 같다.
정신건강도 큰 문제다.
만에 하나 치매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본인도 본인이지만
가족들이 너무 힘들 것 같아 상상하기도 싫은 현실이다.
최근에 너무 짱짱하시던 분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시는 것을 보고
혈관이 막히는 일은 사전에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양파즙을 부지런히 부지런히 마시는 중이다.
사후약방문이 안 되려면 평소 식습관에 주의 해야 할 일이다.
오늘도 대구의 세련되고 고급스런 결혼식장엘 갔더니
일인당 식비가 무려 28000 원...
헐.......
차린 음식들도 고급스럽고 깔끔하고 메뉴도 다양했지만 참고 또 참았다.
그 비싸다는 고래고기에 상어 두투??? 두치???
하여간 고급어종도 많았고 메뉴가 호텔뷔페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
먹는게 남는 거 맞다.
몸에 체중이 불어서 남고 혈중 콜레스테롤이 남아서 병들고...
같이 간 사람이 왜 그렇게 쪼금만 먹고 그만두냐고 했지만
준다고 다 먹으면 며칠동안 더부룩한 속은 어찌하오리까?
아프지않게 잘 관리해서 환갑때까지만 이 일을 하고 그만두고 싶다.
그 후로도 건강이 허락한다면 연장을 하고 싶지만
내 나이 환갑쯤 되면 나는 은퇴하고 남편만 직장생활을 하라고 할 참이다.
그 때는 남편도 육체적인 일 보다는 관리팀에서 덜 힘들게.
은퇴 후에는 텃밭이나 일구고 야생화나 심으면서 풍덩하게 살고 싶다.
경제적인 조건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가까운 곳으로 해외여행도 가끔씩 다니고 싶다.
무리하게 하는 생활보다는 조금은 부족한 듯하면서 알뜰하게.
요근래에 대학노트 두꺼운 것으로 두 권을 샀다.
환갑 때까지 내가 살 집의 도면을 그리기 위해서 한권을
생각 날 때 마다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적기 위해서 또 한권을.
단돈 만원을 주고 두권을 샀더니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드라마를 보다가 좋은 집이나 편리한 집이 나오면 메모를 해 두거나 스케치를 해 둔다.
수백번 수천번이 바뀌어도 짓기 전이니까 얼마든지 고칠 수 있으니까.
고급스런 집 보다는 편리하고 널찍한 집을 짓고 싶은거다.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게 마당에는 잔디를 깔 것이고
남편이 아이들을 위해 손수 만들어서 나무 그네도 둘 것이다.
석양을 바라보며 좋은 사람들과 따끈한 차 한잔의 여유를 누리기 위한
작아도 사랑스런 테라스도 낼 것이다.
전망좋은 곳으로 남편의 서재를 내고 내 작은 공간도 따로 낼 것이다.
산에서 통나무를 해다가 군불을 때는 아주아주 작은 황토찜질방도 넣고 싶다.
우리 두 부부가 살기에 너무 너르거나 너무 좁지 않게 소박한 시골집을 짓고 싶다.
내 나이 환갑이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