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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 연애담


BY 밤하늘 2012-09-20

 

 

난 남편과 별다른 추억이 없다.

연애다운 연애도 해본적 없고 그저 힘들었다는 표현밖에 없는데

어제밤 남편이 옛일을 끄집어 낸다~

우리 결혼하기 전에

\"화양리 계곡 기억하지~~\"

그러고는 또 다시 쿡쿡 웃는다~

생각하니 또 웃긴가 보다

\"ㅎㅎ~그러고 보니 웃기네\" 나또한 슬그머니 웃으며 옛일을

생각해 보았다...

 

화양리 계곡~속리산 자락에 물맑고 산새소리 좋았던

기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지금 부터 22년 전이니 물도 맑고 차도 귀하던 시절이라

배낭메고 기차로 버스로 여행을 다녔으니

물도 맑고 공기도 맑고 휴가객도 그리 북적이지 않았던 시절이라

지금처럼 팬션이나 민박들도 그리 흔하지 않았던것 같다..

결혼을 전제로 만났으니 그리 엄한 오빠또한 여행을 허락했다.

 

여행을 계획하는 청춘두남녀는 얼마나 설레였으며

그당시 이 남자는 사랑하는 여인과의 여행이었으니

아마 몇날 며칠은 설레임과 잠못이루는 밤이였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그저 순진한 나는 아무 생각이 없이

만나 데이트를 하는데

여행을 2틀 앞둔 하루는 드디어 남편의 마의 손길이

뻣쳐다~~

ㅋㅋ~평소같으면 생각지도 못했을 나의 방어력에

그날은 여행을 앞둔 설레임였을까?

늦은 시간 밤은 어둡고 공원은 둘만의 데이트에

슬그머니 더듬는 손길이 ~

드디어 여체의 보다 깊은 곳으로 슬금슬금~

순간 쓰러지는 그순간 나도 몰래 올라간손이

남편의 얼굴에 일격을 가했다~~

\"퍽\"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순간~~

그 시절의 순결은

여자의 정조와 같아서

결혼전에 순결을 지키지 못한다는것은

내게 상식밖에 일이였던 시절이었다

ㅎㅎ~

 

\"이래서 어디 놀러 가겠어요\"

잔뜩 상기되어 빨간 얼굴로 난 화를 내고 있고

남편은 미안해 쩔쩔매면서 단단한 약속과 사과로

2틀후 약속한 휴가날 여행을 떠났다~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향한 계곡에는 물소리도

시원하고 모처럼 떠나 여행으로 짧은 반바지에

나시티는 여자의 몸매를 한층 더 드러냈으니~

밤은 깊어가고 밤하늘에 별들은 더욱 총총해

가만히 밤하늘 들여다 보면 별똥별도 떨어질것같이

하늘에 별도 많다만

깊어가는 밤많큼 남편의 수심은 깊어만 간다

 

늦은밤까지 달그닥 거리며 설겆지를 마치고

달빛과 별빛은 밝아 텐트안에 두사람은

커피한잔으로 깊어가는 밤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니 걱정도 없고 겁도없는 나에 비해

남편의 얼굴은 복잡 미묘하다~~

ㅎㅎ~지금 생각하니 아마 고역도 그런 고역이 없겠지만

그날밤 그저 아무일없이 이야기하다 잠이 들었는데

무엇인가 선뜻한 느낌에 잠이 깨어보니

옆에 있어야 할 남자가 없다~

 

쿡쿡~~

썰렁한 추위에 담요을 두루고 밖에 나오니

계곡 물맑은 곳에서 남편인 지금의 이남자

땀을 뻘뻘흘리며 물고기와 바위사이 가재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것이 아닌가~~^^

안에는 사랑하는 여인이 허연다리를 보이며 잠을 자고

2틀전에 그 난리를 쳐났으니 약속은 지켜야하고

잠은 오지 않고

밤은 한정없이 길게 느껴지고 무엇인가 에너지는 소비해야하고

맨손으로 달빛아래 헤엄치는 물고기를 잡겠다고

땀을 뻘뻘흘리고 있었으니

이 남자 또한 순진한 사람이다~

 

그렇게 우린 그리고 난

밤마다 물고기와 씨름하는 남편을 그냥

아무개념없이 바라보고

3박4일 둘이 텐트안에 청춘남녀의 그 흔한

입마춤초차 감행하지 못하고 그렇게

여름휴가를 다녀왔고

평생 남편은 억울해 하며 생각날때마다

순진했던 자신의 지난날이 그저 억울함밖에 없다는 표정이다.

하하~

그래서 우리의 신혼은 달콤했다는 이야기~~

 

ㅋㅋ~

잠시 지난 추억에서 돌아오니

남편은 억울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웃고있다

주먹으로 남편의 옆구리한번 툭치며

\" 쓸데없이 아직도 기억하냐\"

하고 웃어넘기지만 참으로 순진하다 못해

뭔지 모르고 용감했던 시절이기도 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