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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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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취를 느끼며...


BY 시냇물 2012-09-15


 지난 월요일 구청에 책반납을 하고 나오는 길

영화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그냥 지나치다가 생각해 보니 요즘 같은 가을날

도림천변에서의 야외영화라니 꽤 근사할 것 같았다

 

성당에서 함께 모임을 하는 아우들에게 알렸더니 이구동성

\"어머, 형님 good idea!!\"

 

그리하여 금욜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하필 그날따라

남편의 눈치가 조금 심상치 않아 과연 저녁 시간에

밖에 나갈 수 있을지가 염려 되었다

 

상황이 어찌 될지 몰라 미리 아우들한테 메세지를 띄웠다

\"남편의 컨디션이 안 좋아 못 갈 것 같애 ㅜㅜ!\"

 

바로 답장이 왔다

\"날씨 좋은데 상황 바뀌면 연락주삼!\"

 

내가 먼저 약속을 한거라 못 가면 괜히 실없는 사람이

될 것 같아 어떻게 나가나 하는 생각에 남편의 심기를

최대한 안 건드리며 비위를 맞춰 주었다

 

왠만큼 기분이 나아진 듯 하여 그때를 놓칠세라,

\"여보, 오늘 나 나갔다 와도 되죠?\"

\"어딜?\"

\"응, 사실 우리 모임  회원들과 무료영화 보기루 했거든요~~~\"

(약간의 코맹맹이 소리도 섞어....)

\"어디서?\"

\"응, 내가 운동하러 다니는 도림천에서....\"

마지못해 허락을 하는 순간,

\"고마워요!!\"

 

다시 아우들과 통화를 하여 시간 약속을 해놓고는

남편에게 이른 저녁을 차려준 후 부지런히 도림천을 향했다

 

저녁시간에 나와 보기는 처음이라 낮에 볼때보다 도림천의

분위기는 더 좋았다

생각보다 사람들도 많고 시원한 물이 흐르고, 마침 노을이 멋지게

지고 있어 우리는 어느새 감성적인 여인네들이 되었다

 

영화가 상영되는 장소에 도착을 하니 벌써 놓여진 의자에는

사람들이 다 차서 자리가 없었다

우리는 무조건 무대 앞으로 가봤더니 구청측에서 자리를

깔아 놓아 더 좋았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 아마추어 밴드의 연주는

시원한 가을바람과 어울려 함께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한층 더 up시켜 주었다

우리도 노래에 맞춰 손뼉도 치고, 몸도 흔들며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풀어 냈다

 

내가 배낭에 싸갖고 간 따끈한 물에 차도 한 잔씩 타서

마시며 간식도 먹으니 서로간에 더욱 친근한 정이 싹트는

기분이었다

 

앞자리에서 대형화면의 영화를 보느라 고개가 조금 아팠지만

그래도 분위기 탓인지 견딜만 했다

 

함께 한 아우들도 너무 좋은 시간이라 행복하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 또한 뿌듯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