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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쓸모 없는 존재


BY 허허연 2012-09-12

자식은 쓸모없는 존재

 

모든 것을 \'쓸모 있느냐 없느냐\'는 잣대로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에 익숙해진 세상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것을 도구로만 다루려는 마음이 자라나,

이제는 사람도 수단이 되고 자식마저 소용으로 바라봅니다.

 

가끔씩 부모들이 \"자식 낳아 봐야 소용없다?\"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 말에 공감하는 현실이 서글프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지만,

이 말을 하는 엄마의 깊은 내면에는 진짜 엄마가 살고 있습니다.

 

\"자식 낳아 길러 봤자 소용없다.\"

맞습니다. 자식은 소용없는 존재입니다.

자식은 쓸모로 존재하는 도구적 존재가 아니니까요.

자식은 존재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지

어디에 쓸려고 만든 소품도 나의 소유물도 아닙니다.

도구적 유용성의 기준에서 본다면

자식은 쓸모 없는 존재가 맞습니다.

 

\"자식 낳아 봐야? 소용없다.\"

자식을 부모가 낳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엄마 아빠 둘이서 자식을 낳은 게 아닙니다.

위대한 자연이 낳고 기르고 있는 겁니다.

또한 자식이 나를 낳은 것이기도 합니다.

자식 없이 부모가 될 수 없고 위대한 생명의 힘이 없이

어찌 자식을 낳아 기르는 엄마가 될 수 있었겠습니까?

자식은 결코 누구의 소유도 될 수 없고

누구의 소용으로도 존재하지도 않고

누구의 생산물도 아닙니다.

아이는 그 자체 존재로서 존재합니다.

오히려 아이가 엄마를 존재하게 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있어 엄마가 있는 겁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있습니다.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당신,

고맙습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이렇게 고난과 고통과 두려움을 겪으면서

용기와 의지와 사랑을 배웁니다.

 

당신이 있어

내가 불안과 조바심과 안스러움을 경험하며

겸손한 사람이 되어갑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인내와 헌신을 배우고

생명의 신비한 약동을 경험하며

경이의 순간을 살고 있습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삶의 희노애락을 품을 수 있는

유연하고 넉넉한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당신은 나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어머니.

당신은 나의 부족한 점을 키워주는 어머니.

당신은 나의 잠재력을 펼쳐주는 어머니.

 

나에게 삶의 길

사랑의 길을 내게 해준 당신!

 

당신이 있어

지금 내가 여기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자식은 이런 존재입니다.

자식을 도구적 존재로서 본다면 쓸모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자식은 그 자체로 이미 엄마의 존재를 있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자식은 도구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서 이미 큰 쓸모로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