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도 얘기했지만 일주일이 멀다 하고 등산한지 두어달이 넘어간다.
예쉰이 넘어가니 당 수치가 위험 경고음을 발하는지라 친구 몇이 뭉쳐
발 끝 말초신경도 자극하고 당수치도 내릴겸 가볍게 둘레길 부터 찾기로 하고
하루 이만보를 목표로 부지런히 서울 근교를 밟아나간 게 시발점이다.
친구들은 거의가 당뇨병이라 당나라 군대라 칭하고 그 중 으뜸으로 당이 높은 친구는 장수.
나같이 당뇨 기미도 없는 친구 따라 강남 간 경우는 뭐랄꼬 하다가
신라와 당나라가 합쳐 삼국통일을 했으니 신라군으로 하기로 합의.
그 나당羅唐 연합군이 산을 오르는데 어찌 된 노릇인지 항상 앞장 서는 건 당나라 장수
맨꼬라비는 다리 허리 시원찮은 신라군 나.
변방이라 어쩔 수 없이 뒤쳐지나 보다란 내 핑계에 말솜씨론 당나라 장수 따라먹는다나?
ㅋㅋ
오늘은 우이령을 넘기로 하고 도선사 종점 조금 지나 다리목에서 기다리는데
길을 몰라 저만큼 가버린 남자 친구가 되돌아 와선 날 딜따 보며 싱글거린다.
와? 하니 적을 거 가터 한다.
뭐가? 동그랗게 눈을 뜨고 묻자 사이즈...하며 부지런히 등산 조낄 배낭에서 꺼내더니
100인데 105라야 맞을 거 같아서...한다.
나? 100이여 하며 좋아라 입고 한바퀴 빙 돌며 감솨를 연발
그 친구 아들래미가 등산복을 납품한다기에 언젠가 니 덕 좀 보자 했더니만
잊지않고 챙겨온 모양이다.
덩치 큰 난 감색 그리고 가장 날씬한 여자친구를 위해선 90짜리 노랑 조끼
그날 따라 수은주는 얄궂게도 33도라던가?
더위를 무쟈 타는 난 면티 하나 달랑 입고 왔는데
머릿속까지 땀이 줄줄 흐르는데도 그냥 조끼를 겹쳐 입은 채로 산을 오른다.
등에 진 보온병이 조끼와 신나게 상호작용 등어리가 뜨끈 뜨끈 완죤 땀투성이건만
꺽은 백년... 아직도 열댓살 같은 찡한 우정을 봐서라도 꾹 참아야겠징
가뭄으로 계곡도 마르고 옹달샘도 보이지 않는 자연탐방길 우이령
마른 낙엽만 깊게 쌓여 버석이는 그늘에 둘러앉아
춘천서 새벽 5시에 떠났다는 친구의 뽕잎 김밥을 돌리고 막장에 풋고추를 찍으며
이쁜 싸리꽃 나리꽃도 피었으니 어찌 막걸리 한잔이 없을소냐?
씻어놓은 듯 한 바위 봉우리 오봉산을 향해 신나게 건배~~
건강하라!! 당나라군대여
만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