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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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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품은 내꺼!!


BY 시냇물 2012-06-21

 

지난 주말엔 큰딸램이 병원에 입원을 했고, 작은딸램은 회사 워크샵이 있는 관계로

두 손녀는 내 차지가 되었다

 

이제 두 돌이 되어가는 큰손녀와 8개월로 접어 든 작은손녀를 혼자 보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지난 번에 젖 떼느라고 열흘정도 있다 간 큰손녀는 이번엔 작은딸램에게 충분히

사전교육을 시켜서 데리고 오라고 일렀다

손녀가 엄마 안 떨어진다고 울까봐 살짝 가고 나면 그 후유증이 더 크고

엄마에게 배신감도 느낄 것 같아 이번엔 \"두 밤만 자면 엄마가 까까 사 갖고 데리러 올게!\"

라고 안심을 시키라고 했다

 

딸램이 손녀에게 이렇게 말을 했더니 \"시어요(싫어요)\"했다며 생각이 멀쩡하단다

 

주차장에 내려가 손녀를 보는 순간 나를 외면하며 얼른 작은딸램 뒤로 숨어 버린다

아마도 자기를 놓고 갈 것을 미리 예감이라도 한 양....

 

그래도 집으로 안고 올라오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활발히 거실을 뛰어 다니며 논다

 

저녁 때쯤 손녀가 나와 욕실에서 씻고 있는 동안 작은딸램이 문을 열고는

\"안녕!\"이라고 말을 했더니 손녀도 순순히 대답을 하길래 안심이 되었다

 

이렇게 첫날은 밥도 잘 먹고, 잘 놀고 거실에 이불을 깔아 주니 금방 잠이 들었다

 

지난 번 데리고 있을 때는 새벽마다 깨서 울곤 해 힘들게 했는데 이젠

한 번 잠이 들면 아침까지 잘 자니 어찌나 대견하던지

역시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남편도 엄마도 찾지 않고 잘 자니 신통방통하다고 칭찬을 한다

 

주말에는 결국 병원에 입원한 큰딸램을 돌보려고 큰사위가 손녀를 데리고 왔다

이제 8개월이니 엄마를 적극적으로 찾지는 않아 데리고 있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또 내가 5개월여를 데리고 있었기에 낯도 금방 익히고

 

문제는 큰손녀였다

 

작은손녀가 오기 전까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자기만 보았는데

아기한테 자꾸 관심을 보이면 말은 안 해도 싫은 내색이 역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작은손녀를 안고 있으면 기어코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내 품에 앉으려고 하며

남편이 또 손녀를 안아 주면 자꾸만 \"은재 내려, 은재 내려\"하며 자기를 안으라고 한다

작은손녀도 만만치 않아 큰손녀한테 밀리지 않고 빤히 쳐다보며 \"이건 뭐?\"하는 표정이라

그걸 보는 남편과 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내가 작은손녀를 업기라도 할 양이면 쳐다보구 있다가는 작은손녀를 내려 놓기가 무섭게

아기 띠를 갖구 와서는 \"업어, 업어\"하며 나를 조른다

 

이걸 보면서 세상 모든 것은 사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된다

 

저녁에 잘 때도 거실에 자리를 깔고 내가 가운데 눕고 두 손녀를 양 옆에 재우려니

둘이서 서로 내게 발을 올리고 품으로 파고 들면서 어찌나 몸을 밀착하는지

남편과 나는 그걸 보면서 서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제 8개월 된 작은손녀는 잠을 자면서도 어찌나 뒹굴러 다니는지 제일 넓게

자리를 잡아 주었는데도 그게 좁을 지경이었다

 

밤새 손녀를 잡아 댕기느라 새벽이 되니 나는 비몽사몽이 되었다

 

이렇게 서로 품을 차지하려고 할머니 품 쟁탈전이 벌어지는데

예전 우리 친정 어머니는 연년생 3자매를 어찌 키웠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