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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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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이야...


BY 시냇물 2012-06-16

 

어제는 두 딸램으로 인해 내 몸이 두개라도 됐으면 싶은 날이었다

 

작은딸램이 여의도로 외근을 나가 손녀 어린이집 마칠 시간까지 못 돌아올 것 같다며

내게 가서 손녀를 우리집으로 데려다 놓으라는 부탁을 며칠 전부터 받았는지라

아침에 준비를 하고 있는데 큰딸램에게서 전화가 왔다

 

받으니 아무 소리도 안 나고 손녀딸 우는 소리만 들려

\"여보세요, 여보세요\"해도 아무 소리가 안 나길래 무슨 일인가 했는데

전화기 너머로 큰딸램이 울며

\"엄마, 배가 너무 아파요, 서서방한테 연락이 안 되 119에 연락했어요\"

하길래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이 무슨 소린가 싶어 다급하게

\"무슨 소리야? 얼마나 아픈거야\"

물어도 딸램은 경황이 없는지 대답을 못하더니 119 왔다며 끊었다

 

그때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하며 작은딸램의 손녀는 오후에 데리러 가도 되니깐

일단 큰딸램에게부터 가봐야 할 것 같아 서둘러 옷을 갈아 입었다

 

가기 전에 사위에게 전화를 하니 계속 통화중이라 더 마음이 조급해졌다

다시 사위와 통화가 되어 물어보니 일단 큰병원 응급실로 가라 했다며

자기도 마침 집근처로 외근 나와 있어 병원으로 가보겠다며

연락할테니 기다리라고 한다

 

밤새 안녕이라더니 이 무슨 일인가 싶어 가슴이 두근거리고 큰일은 아닌지 싶어

여간 걱정이 되질 않았다

사위에게 연락이 오기만 기다리자니 일각이 여삼추라고 왜 이리 시간이

더디 가는지.....

 

기다리던 전화가 왔는데 사위가 혼자 딸램 챙기랴, 손녀 안고 다니랴 정신이

없다며 내가 와 주었으면 한다

더 지체할 것도 없이 바로 집을 나서 급행을 타고 인천 딸램집으로 향했다

 

그날따라 급행인 전철도 느리기만 한 것 같아 마음이 바작바작 타는 것 같았다

부디 큰 병이 아니길 바라며 평소엔 게으름을 부리던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동암역에 내려 딸램 집으로 가니 사위가 복도에 나와서 걱정어린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었다

손녀는 다행히 막 우유를 먹고 잠이 들어 사위를 먼저 병원으로 보냈다

걱정이 되어 사위에게 물어보는데 일단 원인을 모르니 검사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고....

 

한숨 돌리고 작은딸램에게 전화를 했다

아무래도 손녀를 데리러 가는 게 무리일 것 같으니 어떡하면 좋겠냐고

딸램도 막막해 하더니 자기가 어떻게 해볼테니 자기 걱정 말고

언니 잘 돌봐 주라는 얘길 하길래 한시름을 놓았다

 

오후쯤 사위와 딸램이 병원에서 돌아왔다

검사 결과에는 별 이상이 없다고 했다며 밤중에라도 다시 아프면 맹장일 수 있으니

잘 지켜 보랬다는 말과 함께...

 

작은딸램이 주말에 회사에서 워크샵을 가기에 손녀는 어차피 우리집으로

와야 하는데 저녁때 딸램이 데려다 주겠다길래 마음이 놓여 큰딸램과 손녀를

돌보며 오후를 함께 보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혹시라도 밤중에 다시 아픈 건 아닐까 싶어

걱정이 되었는데 오늘 아침에 다시 연락을 해보니 배가 또 아프고 열도 나서

다른 내과에 갔더니 급성신우신염이라 입원을 해야 된다고 했다며

기운이 하나도 없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어제 간 병원이 그래도 인천에서 제법 큰 병원이라는데 그 원인을 못 찾아 낸 게

너무 이해가 안 되었다

이제 8개월 접어드는 손녀때문에 걱정을 하길래 일단 우리집으로 데리고 오라고

말을 했다

어차피 그동안은 나와 함께 지냈고, 엄마 젖도 안 먹으니 내가 봐주어야

편히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애서...

 

신우신염이라면 신장 쪽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자꾸만 걱정이 앞선다

 

두 딸램이 한꺼번에 일이 생기니 어제부터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다 ㅠㅠㅠ

 

에구, 자식 아픈 건 정말 감당이 안 되는 일이다

 

부디 고생하지 않고 수월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