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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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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텃밭에서.....


BY 시냇물 2012-06-06

 

한낮의 우리 옥상은 땡볕에 노출되어 그야말로 절절 끓는 용광로(?)가 따로 없다

이글이글한 태양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으니...

 

그래도 한쪽에 만든 자그마한 텃밭에선 고추 5포기, 가지 4포기, 또 들깻잎이 무성하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또 한쪽에선 플라스틱 타원형 목욕통 3개에 심겨진 부추, 상추, 오이고추가 또 실허니

자라는 중이기도 하구.

 

아침이면 올라와 텃밭안에서 자라고 있는 고추잎에 붙은 진딧물도 씻겨 내릴겸

호수로 열심히 물을 주는 게 내 일과이다

이제 막 새로 돋아나는 여리딘 여린 새 순에 진딧물들이 어찌나 달라붙어

숨을 못 쉬게 하는지 원....

 

그 진딧물의 생존력이 그렇게나 질긴 줄 요즘에서 처음 알았다

 

물로 씻어내고 돌아서자마자 다시 잎파리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진딧물들을 보면 와~~ 정말 그 생명력이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오늘 아침에도 물을 주면서 보니 하얀 꽃이 피어나기도 하고, 이제 막 그야말로 새끼손톱만큼 작은

고추가 맺혀가는 걸 보면 신기해서 어서어서 잘 자라기를 바라게 된다

 

우리는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살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옥상이라는 공간이 있어

여러가지 채소들을 조금씩이라도 심으니 아쉬운대로 시골생활의 기분은

느끼는 중이다

 

그래서 요즘 우리 밥상은 웰빙이 따로 없다

 

상추도 딱 남편과 내가 둘이 따 먹기 알맞을만큼 손바닥만한 공간에서 자라고 있는데

넘치지도 않고, 또 모자라지도 않게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밥상에 요즘 올라오는 먹거리로는

실하게 자란 부추, 상추, 오이고추, 들깻잎,쑥갓이다

 

부추는 한 주먹거리 되게 따서 액젓넣고 김치처럼 만들고

들깻잎, 쑥갓,상추로는 금방 겉절이를 하고, 어른 손바닥만한 들깻잎은

간장과 식초를 넣고, 새콤달콤하게 장아찌처럼 담아 먹으면

아삭아삭한 식감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약도 안 치고, 한약 찌꺼기를 비료 삼은 땅이어서인지 무럭무럭 잘 자란 채소들로

풍성한 식탁을 차릴 수 있으니  이 또한 요즘의 사는 재미가 되고 있다

 

 

지난 번 담근 옥상표 얼갈이 김치도 어찌나 맛있게 익었는지 요즘은 따로 생선만 한 가지

있음 우리 식탁은 그야말로 웰빙이 따로 없다

 

 

아직 시골가는 시기가 정해지질 않아 당분간은 옥상표 텃밭으로나마

시골생활의 기분을 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