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다시 만나러 가야했다.
이제 막 깬 잠을 얼른 청했다.
아직 이야기도 제대로 못해 봤는데
무슨 일도 아직 일어나 보지도 않았는데
누가 내 단잠을 깼냐고?????!!!!!
소지섭.
그가 어젯밤 내 꿈 속으로 나를 찾아왔다.
평소에 그가 하는 연기가 참 멋있다고만 여겼을 뿐
연하남을 어찌 해 보고싶다던지
남편감이었으면 좋았겠다든지
한번이라도 그 품에 안겨보고 싶었다든지
뭐 그런 요상스런 마음이라고는
단 한조각도 품어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젯밤 내 꿈에서는 소지섭 그가 내 품에 안겨 잠을 잤다.
청춘 남녀가 부둥켜 안고 뒹구는 그런 꿈이 아니라
나는 내 나이 그대로 쉰이 넘은 중년이고
소지섭 그는 지금 나이 그대로.
바쁜 스케줄 다 버려두고 그냥 쉬고 싶다면서
내 왼팔에 안겨 어린 아이처럼 곤히 잠을 잤다.
그 멋진 얼굴이며 황홀한 목소리 그대로.
무슨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
좀 아는 사이로 나왔고 아무런 얽힘이 없이
편하게 팔베개를 해 주며 잠을 재워준 것 같다.
그런데도 꿈 속이지만 설레임 같은 감정은 좀 있었다.
소지섭이 누군가?
얼굴이며 몸매 그리고 표정연기까지 다 되는
이 시대의 훈남 중의 훈남인데
박력있고 우수에 젖은 듯한 눈매하며
으아~~~~~~~~
누가 내 잠을 깨웠냐고????!!!!
그냥 안아 재우지만 말고 어찌어찌
진척이 되어질랑가도 모르는 일인데
소지섭을 안고도 그냥 잠만 재우다니~
이런 불행한 꿈이 세상에 또 어디 있단 말인고?
오호통제는 이럴 때 하라고 생긴 사자성어가 아닐런지?ㅋㅋㅋ
잠에서 깨어나고도 어찌나 안타깝던지.....
도로 눈을 꽉 감았는데 소지섭 그는 다시 안 왔다.
평소에 남편한테 불만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남편의 외모나 배려 그리고 음성까지도
대체로 만족하다는 내 결혼생활에서
갑자기 나타난 소지섭은 또 뭐란 말인가?
나는 황홀, 영광 그 자체지만 소지섭이 들었다가는
기절초풍할 이야기겠지?ㅋㅋㅋ
엄마뻘 되는 촌구석의 중년 아지매가
치매에 걸린 소리라 여기며 껄껄 웃겠다.ㅋㅋ
설마 명예훼손으로 날 어쩌지는 않겠지?
난 평소에 조각미남은 별로 안 좋아한다.
개성파 연기자들을 좋아한다.
어떤 배역이든지 최선을 다해서
망가지는 모습까지도 아름다운 연기자를 좋아한다.
조역이라도 배역에 몰두하는 그런 연기자를 좋아한다.
물론 소지섭 같은 잘생기고 연기도 되는
그런 미남은 인력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치명적 매력이라
촌아지매라도 어쩔 수 없고.....
지난 밤 아쉬웠던 꿈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이 아까워서 어쩌냐고 소지섭한테 연락이라도
해 보지 그러냐고 놀려댄다.
호옥시~~
방송국에 누구 소지섭을 아시는 분은 창녕으로 연락 좀 주세요.
지난 밤 꿈에처럼 품에 안아 재우지는 못하더라도
그 살인적인 미소
그 뼈마디까지도 다 녹여버릴듯한 중저음의 목소리
한없이 따스할 것 같은 그 손을
실물로 한번 보고싶네요.
소지섭은 내 남자였거든요.ㅋㅋㅋㅋ
정말 소지섭한테 무슨 일이 있나?
왜 그렇게 외롭다고 했는지...
다른 이쁘고 몸매 좋고 싱싱한 젊은 애들 다 두고
왜 펑퍼짐한 촌아지매한테 왔을꺼나?
진짜로 휴식이 절실하고 필요한 소지섭이였을까?
하~~~~~~~
갑자기 그가 궁금하다.
이 무슨 허무한 일장춘몽이란 말인가????!!!!
꿈이여 다시 한번.
다시 못 꿀 꿈이라면 차라리 깨지나 말것을............
지섭아~~~~~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