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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이야기 3.


BY lala47 2012-05-16

 

윤지네가 수지에서 응암동 힐스테이트로 이사를 했다.

상암동에 있는 아들의 회사가 한결 가까워져서 아들이 출퇴근하기에 이제는 편해진것이다.

새 아파트 놀이터는 윤지네집 바로 앞에 있어서 윤지가 좋아했다.

\"엄마는 아기랑 힘이 드니까 나는 할머니랑 나가 놀아야해.\"

그 말인즉 맞다. 며늘아이가 아기를 데리고 이삿짐을 정리하기에 힘이 든다.

윤지랑 놀이터에 나갔다.

새로운 놀이기구가 많은 놀이터가 윤지의 마음에 들었다.

\"한사람씩 타!\"

새로운 곳에가서도 윤지는 대장노릇을 하려고 든다.

어딜 가도 남을 휘두르려는 성격은 누구를 닮았을까...

그러다가 큰아이한테 맞을까봐 윤지엄마는 노심초사다.

윤지엄마가 오층에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기는 좀 비켜.\"

초등학생인듯한 남자아이가 윤지에게 말하니 억울한 윤지는 소리를 지른다.

\"난 아기가 아니야. 난 다섯살이라구. 엄마 심부름도 잘하는 다섯살이야. 난 언니야.\"

\"그럼 우리 윤지는 아기가 아니지. 엄마 심부름도 얼마나 잘하는데 오빠가 모르고 하는 소리야.\"

편을 들어주었다.

눈에 쌍심지를 세우고 남자아이를 노려보는 윤지를 달랬다.

\"눈에 힘 풀어.\"

\"내가 다섯살이잖아.\"

다섯살이 대단한 나이인줄 아는 윤지때문에 웃지 않을수 없었다.

 

\"할머니 마트 가자. 먹고 싶은게 있어.\"

윤지랑 손을 잡고 마트로 내려갔다.

\"과자를 두개 사고 싶은데 할머니가 안된다고 하면 한개만 살게.\"
\"아니야. 두개 사렴.\"

과자를 두개 거머쥔 윤지의 눈에 수박이 보였다.

\"할머니 우리집에 수박이 없어.\"
이만원의 지출을 해야하는 지경이 되었다.

\"엄마한테 전화 해보자. 집에 수박이 남았나 물어봐야겠다.\"
\"전화 하지마. 수박이 없다니깐.\"

수박을 유난히 좋아하는 윤지는 수박만 보면 걸음을 멈춘다.

 

할머니 노릇을 하려면 주머니가 두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박을 사서 배달을 시킬수 밖에 없었다.

\"아저씨가 갖다준대.\"
\"아저씨! 빨리 갖다줘야해요.\"

수퍼 주인에게 다짐을 하고서야 윤지는 돌아섰다.

\"아기가 몇살이예요? 정말 똘똘하네.\"
\"난 아기가 아니예요. 난 다섯살이예요. 난 언니라고요.\"
또 다섯살을 강조한다.

수퍼 주인과 나는 마주 보며 웃었다.

 

\"할머니! 요기서 좀 쉬었다가자.\"

돌아오는 길에 벤취에 앉아서 과자를 먹었다.

\"할머니도 먹어봐. 맛있지?\"
\"응. 맛있다.\"

\'할머니 우리집에서 잘거지?  할머니랑 맨날 놀이터에 나갔으면 좋겠어.\"
\"오늘은 할머니 집에 가고 다음에 또 올게.\"
\"오늘만 자고 가면 안돼?\"
\"안돼. 놀이터도 데리고 가고 수박도 사줬으니까 오늘은 할머니가 집에 갈게.\"
\"할머니랑 살았으면 좋겠다.\"
\"그건 안되지.\"

 

놀이터에 그네가 비어있다.

그네를 향해서 달려가는 윤지에게 조심해를 소리쳤다.

\"조심할게.\"

윤지가 그네를 탈동안 그네를 타고 싶은 아이들이 줄을 서 있다.

윤지는 그네를 놓으려하지 않았다.

\"이제 그만 타고 친구들한테 양보를 해야지.\"
\"친구 아니야. 내가 언니라니깐. 오래 탈거야.\"

\"집에 수박이 와 있겠다. 가서 수박 먹자.\"
수박이라는 말에 윤지는 그네에서 내렸다.

 

돌아와 수박을 먹느라고 정신이 없는 윤지는 할머니가 가는것을 상관하지 않았다.

\"할머니 안녕히 가세요.\"
씩씩하게 말을 하며 수박을 먹는다.

\"어머니도 우리집 근처로 이사를 오세요. 오산에서 다니시려면 너무 멀어요.\"
며늘아이의 말에 웃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