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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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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란?


BY 그림이 2012-05-14

부부란?

이곳에 이사를 와서 처음 성당 레지오의 단장을 맡았다.칠십을 오가는 형님분들이라 맘이 푸근했다.

한달에 한두번 레지오가 끝난 후 점심을 함께 했다.짝을 먼저 보낸분도 계시고 두분이 생활하시는

분도 계셨다.그 중 한분, \"단장 먼저 식당에 가 있으면 영감 점심 얼른 차려주고 갈께 \"아이구 형님

그 연세에 좀 차려잡수시게 하세요.그러면 우리영감 아무것도 할 줄모른다. 무엇이 어디있는 줄도

 모르고 전기 밥솥에 스윗치도 안 꼽이봤다. 그러니 내가 챙겨줘야한다.\"하며 바쁘게 집을 향해

쫓아가신다.

 

성당 곁에 집이 있어 식당을 알려주고 나머지분들도 함께 하기위해 느긋하게 행동하고 음식주문도

조금 늦게한다 단골로 가는 집이라 어지간하면 우리가 찾는 방으로 안내한다. 이마의 땀을 훔치며

 빙긋이 웃으면서 들어서는 형님의 모습을 보면서 열녀가 따로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부가 함께 성당에 나오시기에 영감님도 우리가 잘 안다.여름이면 모시일습을 곱게 손질해서

상큼하게 입으시고 겨울이면 금방 세탁소에서 찾은듯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입고계신다.외모상도

형님이 말씀하시듯 젊었을때는 참 잘난 인물이었다고 하실 만큼 헌출한 키에 외모 역시 준수하시다.

 시댁가문 친정보다 낫다고 하시며  칠십넘은 연세에 모든면에서 항상 영감님을 형님보다 낫다고

 평하신다.

 

그러던 분이 어느 날 자주  가던 친구집을 못 찾아가겠다고 하시더니 어느날은이사한지 얼마안되긴

 했지만 아파트인 집을 찾는데 몇시간이 걸렸다고 했다.또 내가 가슴에 무엇이 맺혔는지 눈물이

자꾸난다. 실컨 누구를 붙들고 울었어면 싶다고 해서 신부님께 상담도 부탁드렸다.

 

사태에 심각성을 알고 가족에게 말하니 아저씨도 좀 이상하지요. 아들이 근무하는 병원에 입원해서

검진을 받고 급성으로 온 치매라고했다. 집에 가고싶다고 해서 퇴원해서 얼마동안간병인을 두어

집에서 안정을 취했다. 본능적으로 성당에 나오면서 시간과 때를 가리지 않고 잠옷바람으로 한창

미사중에도 문을 열고 들어오신다. 묵주를 손에 꼭 쥐고서 실수도 하신다.

 

예고없이 찾아온 너무도 엄청난 사실에 아저씨는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대구에서도 최고의 시설을

갖춘 요양원에 아내를 입원시키신다. 세례명이 젤뚜루다인 형님을 아저씨가 음식을 떠먹이신다.

단원인 우리를 보고 부담가지지 말고 빈손으로자주 병문안 오란다. 아내가 보고싶어하는 사람이니

혹시나 기억 놓치지나 안았는지 아내의 옛모습을 보고싶다고 하셨다.얼마간에 재산을 정리해서라도

 마지막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주고 싶다고 하신다.

 

  나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한 병인것같아요. 나를 위해 희생했지요. 평생을 함께 할줄 알았지요.이렇게

내가 젤뚜루다를 간호할 줄은 몰랐어요. 머리를 빗겨주며 옷매무세를 고쳐주며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고

남편을 아저씨라는 아내를 바라보며 아내의 일생, 아니 여자의 일생을 아파하신다. 어께를 주무르는데

\"아프다 그만해라 눈을 홀기며 손을 내친다.\"내 한테 안좋은 감정이 있나봐요 젊었을때 애를 먹였거든요.

고백소서 신부님께  고백하듯 잘못을 줄줄이 우리들 한테 내 놓으신다. 

 

부부란 이런것이구나 공기와 물처럼 중요성을 모르다 어느날 미안하다는 말을 했을땐  들을줄도 모르고

참회하는 눈물은 남은자의 한으로  변하는구나! 때 늦은 후회지만 그래도 남편이 있기에 마지막이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는 그 애틋한 마음은 한평생 희생하고 산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속죄하고 싶은

남편의 마지막 기회인듯 하다. 바쁜 자식들 맘과 몸이 일치하지 않는다. 아내 곁을 지키는 모습 그래도

자식보다는 남편임을 각인 시켜준다.

 

얼마후 아저씨가 병원에서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연락이 왔다. 며칠을 못 넘기겠다는예감이 왔다.

초점없는 눈빛이 임종을 앞둔 환자를 여러본 나는 직감이 갔다. 이틀 후 형님은 가셨다. 장례미사를

마치고 운구차로 향하는 아저씨는 휘청거리신다.부축을 받아 겨우 몸을 가누신다. 형님이 가신지 일년

 아저씨는 아내를 좋은데로 가시겠끔 자주 미사를 올리신다. 78세인 영감님은 빈 아내의 자리를

지키기위해 혼자 계신다. 많이도 수척하신 모습에 끼니는 챙겨잡수시느냐는 나의 질문에 도우미가

와서 해주기도하고 손수해 잡수신다고 하신다. 착한 아내가 꼭 천당갔다고 믿는다고 하신다.

 

먼저 가신 형님, 그 아내를 위해 눈을 감고 기도하시는 모습, 아내와 함께한 우리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싶다며 80노인이 오늘 우리에게 다가오신다. 괜찮으니 그만 두라고 해도 기어이 함께 하자고 하신다.

어떻한곳에서던 아내의 흔적을 찾고싶어 하신다.  이런 남편이 계시기에  사후가 행복하다고 나 할까

 내가 간뒤에 나를 위해 울 수 있는 사람이 있는자는 잘 살았다고 하는 글을 읽은 적이있다.

\"형님 당신이 그리워 이렇게 울고 계십니다.보이시나요?

 천당에서 영감님 좀 평안하게 계시다가 형님 찾아가기를 빌으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