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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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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와 사우나에 가다.


BY lala47 2012-04-02

 

윤지가 굳이 할머니랑 사우나를 가겠다고 우긴다.

\"할머니는 아기를 보아야 하니까  엄마랑 사우나에 가렴.\"
\"싫어 싫어. 할머니랑 물속에서 놀거야.\"

\"엄마도 할머니처럼 물속에서 놀아줄게.\"

난감한 며늘아이가 윤지를 달래다가 혼자서 사우나에 갔다.

그동안 임신중이라 물속에서 자유롭게 놀아주지 못한것이 원인인것 같다.

\"엄마 안녕히 다녀오세요. 윤지는 할머니랑 놀고 있을게요. 엄마 갔다오면 할머니랑

사우나 가야지.\"

고집이 대단하다.

 

바둑알로 알까기 놀이를 하기도 하고 막대사탕을 누가 빨리 빨아먹나 시합을 했다.

\"할머니 사탕 얼마나 작아졌나 꺼내봐.\"
\"이것봐라 내가 이겼지?\"

그만 먹고 싶은 사탕을 자꾸 가져오는 바람에 사탕을 세개나 먹었다.

\"할머니 사탕 좀 봐 봐. 눈사람 같으지?\"

이그러진 내 사탕을 꺼내보이니 까르르 넘어간다.

\"윤하가 깬것 같다. 윤하 좀 보고 올게..\"
\"싫어 그냥 내버려 둬.\"
\"언니가 그럼 안되는거야.\"

 

다음날 윤지는 잊지 않고 내게 사우나에 가자고 졸라댔다.

\"안고 가자고 하면 안갈거야. 할머니 힘들어.\"
\"좋아 좋아.\"

이태리 타올로 내 등을 밀어주는 윤지때문에 사람들이 쳐다보며 웃는다.

\"어쩜 할머니랑 그렇게 똑같이 생겼지요?\"

탕에서 다이빙을 하는 윤지를 받아주는 일도 장난이 아니었다.

잘못해서 아이를 놓칠까봐 나는 양손을 벌리고 기다렸다.

\"자 뛰어!\"
내말이 떨어지면 아이는 겁도 없이 뛰어든다.

 

\"할머니 건배하자.\"
우유로 둘이서 건배를 했다.

\"할머니 계란 사줘.\"
\"알았어.\"
\"가지고 가서 아빠랑 엄마랑 먹을거야.\"
\"그러렴.\"
\"할머니 과자 사줘.\"
\"그래. 가다가 수퍼에 들리자.\"

\"할머니 음료수 사줘. 엄마는 음료수 못먹게 해. 근데 윤지는 먹고 싶어.\"
\"엄마가 못먹게 하는건 먹으면 안되는거야.\"
\"그래도 먹고 싶어. 내 친구는 다 먹는단 말이야.\"
\"그래. 오늘만 사주는거야.\"

 

옷장속에 숨은 윤지가 숨바꼭질을 하잔다.

\"할머니도 숨어.\"
\"할머니는 뚱뚱해서 옷장속에 못들어가.\"

\"그럼 할머니는 드라이해. 머리 말려.\"

\"알았어.윤지도 드리이 하자.\"
내 말에 윤지는 달아난다.

뜨거운 드라이를 하기 싫단다.

 

\"할머니 다리 아파. 안고가.:
\"할머니도 다리 아파. 윤지가 좀 업고 가라.\"
\"윤지가 어떻게 할머니를 업어?\"
\"할머니가 어떻게 윤지를 안아?\"

까르르 웃다가 집에 당도했다.

\"엄마! 윤지 왔어요. 할머니랑 재미있게 사우나 하고 왔어요.\"

 

멸치볶음과 무우나물만 있으면 밥을 잘 먹는 윤지때문에 반찬을 만들어 주는 일은

내 몫이었다.

방실 방실 웃기 시작하는 윤하를 곁눈질로 바라보니 윤지가 내 얼굴을 자기쪽으로 돌린다.

\"우리 윤하도 언니 닮아서 예뻐지겠지?\"
내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밝게 웃는다.

엄마에게 야단맞을때는 할머니를 부르며 내게 파고 드는 녀석때문에 며늘아이와 마주보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