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이 남매가 초틍학교을 들어가자 큰딸은 누이노릇을 곧잘한다
막내동생을 데리고 놀기도 하고 저녁이면 동생둘을 씻겨서 밥먹이고
자리을 펴 재우기도하며 엄마의 일손을 거들어 주었다
두 살터울로 남매가 몇 달사이로 쌍둥이처럼 한 해에 테어나니
교육문제도 만만치 않고 둘째가 학교을 들어갔나 하면 연이어
막내도 학생이 되던 그해 가을 감실댁은 다시 못올길을 떠났다
사십이란 나이가 가기엔 너무 억울하고 원통한 길이지만 감실댁이
꽃 상여을 타고가는 뒤로 어린 삼형제가 엄마을 부르며 따라가는
모습에 동네는울음바다가 되었다
드는 자리는 표가 없어도 나는 자리는 표가 난다고 감실댁이 없는
안방은 더 넓고 더 크보인다 그녀는 혼자서 이 살림살이며 아이들
바라지을 어떡게 할것인지 막막했다
맏이가 사춘기가 되면서 말썽을 부리기 시작하더니 별것 아니것도
트집을 잡아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엄마가 없다고 저희 삼남매을
학대한다 것이다
\"자네 나 업시도 아~들 잘 키야주게\"
\"행님 무신 말삼임니꺼 퍼떡 일나시가 지하고 살림해야제요\"
\"아니다 몬 인난다 꼭 부탁한데이 \"
\"행님요..............\"
그녀는 감실댁과 약속을 지키려고 자기가 낳은 자식보다 더 신경을 썼건만
장남은 그녀에게 마음 아픈소리만 하며 말썽부리고 다녔다
기태씨가 그런 장남을 야단을 치면 칠수록 그 후환이 고스란히 그녀에 왔다
맏이의 말썽이 잦아지나 하면 둘째가 또 말썽이고 다음은 셋째가...............
한 숨 돌릴새 없이 아이들은 자라고 어느새 맏이가 대학을 가게 되었다
농촌에서 하나 대학 시키기도 버거운데 둘이 함께 진학을 하게되니
그녀는 딸을 보내지 않으려 마음을 먹었다
\"니는 여자니 동생한테 양보하고 살림이나 배워라 \"
\"와 여자라꼬 대학 몬가나 나도 갈란다\"
그녀도 딸을 대학에 보내고 싶었다 공부도 잘하고 심성도 고운 아이인데
그러나 기태씨가 딸이라고 대학을 보내지 않을것이고 또 큰댁 아이들을
더사랑할거라 생각했지만 기태씨 생각은 달랐다 아들은 집안 기둥이니
보내야하고 딸도 보내고 싶다
어릴때 부터 얌전하고 착해서 동생들도 잘 돌봐주는 딸은 성적도 좋으니
사범대학을보내서 교사을 시키면 했다 아들은 일 학년만 다니고 군에
가면그 동안 딸이졸업할테니 힘에 부치진 않을것 같아 부족한 등록금은
조금 빌려서 남매을 함께 대학에 보냈다
그녀는 잠시나마 기태씨의 마음을 몰라준게 미안하고 딸을 대학에
보내주어 고마웠다 다시 한 해 건너서 둘째 남매가 진학 할 차례지만 둘째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농사을 짖겠다며 아예 농고을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하라고해도 거절했다 공부가 하기 싫다는 말은 핑계이고 엄마의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둘째 딸은 제 성적이 안되서 못 가면서 그녀을 원망하며 엄마가
없다고 언니만 대학을 보내고 자긴 못가게 방해을 한다는 것이다
기술이라도 배우라고 달래도 막무가네고 집에서 빈둥빈둥 놀면서도 그녀을
도와 주기는 커녕 속만 썩이는 둘째을 그녀는 미워하기 보다 늘 달래곤 한다
얼굴도 이쁘고 얌전한 큰딸은 현직 교사로 근무하니 여기저기서 중매가 들어와
서로 며느리로 데려 가려고 한다
막내 남매도 대학진학을 시켜야 하는데 일은 언제나 쌍으로 벌어진다
기태씨는 첫정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순종하며 착실하게 살아가는
딸이 아까워 보내기가 싫어지만 아래 동생들이 있어니 안 보낼수도 없다
큰 딸은 월급봉투째 아버지께 드리고 용돈을 받아쓰고 옷이라도 한 벌
사입어려면 몇 번을 망서리다 겨우 입을 여는 딸이 대견하고 안스러워
가용으로 쓰라며 내놓은 돈을 한 푼도 쓰지않고 모아두어서 혼수비용으로
쓰면 되고 다행이 막내 아들이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입학금과 등록금을
면제 받고 막내딸은 대학보다 기술을 배운다면 성내에 있는 미용학원을
보내달라고 해 크게 부담이 없었다
막내딸 역시 엄마을 생각해서 대학을 포기한 셈이다 큰딸 혼수는 시골에서
보기드물게 많았다 기태씨가 기본을 해주고 가전제품은 딸 몫으로 있는
돈으로 장만하고 친구며 학부형들이 선물도 많이 보내주었다
큰딸이 시집을 보내고 나니 장남이 재대을 하고 복학 하자 등록금이 만만치
않다 두 섬지기도 안되는 농토에서 나는 소출로 육남매 뒷바라지 하기에
늘 힘에 부친다 막내는 이년동안 장학생이였서나 삼 학년엔 장학금을 못 받게
되자 형을 위해서 군에 입대을 하고 장남은 졸업하고 이내 직장을 얻어 객지에서
혼자 있는게 안되어서 혼인을 시키고 논 두마지기을 팔아서 직장 가까운곳에
전세집을 마련해 분가을 하고 돌아보니 둘째딸이 과년한 처녀가 되어 있다
매파가 가져오는 혼담마다 투정을 부리는딸을 달래서서 혼사를 정해놓고
나니 저도 언니처럼 혼수을 많이 해달라고 졸라댄다
그녀는 이집에 온지 삼십년이 넘도록 수중에 돈이라는걸 쥐어본 적이 없는데
해주고픈 맘이 있어도 수중에 돈 한푼 없을 뿐더러 큰 딸 혼사때도 삼종동서와
기태씨가 다니면서 모든걸 다 장만했데 그녀가 무슨 수로 해줄것인가
딸은 혼기을 놓치면 보내기 어러워 보내지만 둘째 아들은 좀 여유롭게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막내가 재대을 하고 복학하는것과 동시에 막내딸도 나이가 차니 오라비 바꿈을
해야 했다 막내딸 역시 착실하게 돈을 모아서 기태씨 짐을 들어주었다
혼수를 적게 해주어도 자기가 벌어서 장만하면 된다며 엄마을 되려 위로해주는
착한 딸이였다
가지 많은 나무가 바람 잘 날이 없다고 하나을 보내고 나면 또 하나가 기다리고 ...........
둘째 며느리는 인물보다 마음이 고운 사람을 데려오고 싶다 기태씨가 살아있는 동안은
제사도 지내야하고 명절이면 형제들이 모이면 일거리도 많을 테니 수더분한 사람이 좋겠다
\"이거 이자는 니가 보관해 두거라 \"
\"아부지 먼 통장이니꺼\"
\" 내가 그 동안 일년 소출에서 얼마간 띠내가 니 앞푸로 모다 났다
니도 인자 가솔을 델꼬 살아야 하니께 수중에 돈이 있어야제 만이 몬주서 미안타
큰성 맨키로 성내나가 일해시면 그 보담 만을낀데 말이다\"
\"아부지요 지는 필요엄심더 가지고 기시따가 가용에 보태 쓰시이소 예\"
\"글찬타 요새 젊은 사람이 너그 어메 맨치로 일만 하고 살라카나
애비한테 일일이 타 쓸라카머 힘들끼니 넣어 두러라 \"
\"......................\"
\" 그라고 너그 어메한테 큰절 한 분 올리거라 \"
\"아니시더 \"
글찬타 혼인해도 맨날 볼끼지만도 아~ 로서 오늘이 끝인기라 \"
\"두 분다 편히 안으시이소 \"
아들의 절을 받는 그녀의 눈가에 이슬이 맺인다
고비 고비 넘어올때 마다 혼자서 얼마나 속울음을 울었는가 아이들이 사춘기때
그녀에게 모진말을 할때는 자기가 택한 삶을 후회하며 죽음도 생각했지만 친정
아버지을 생가하며 참고 또 참으며 살아온 보람이 있어 오늘 이렇게 좋은날을
맞이하나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