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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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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꾸눈 눈팅이


BY 그대향기 2012-03-28

 

 

 

우리집 할머니 한분이 키우는 고양이는 눈이 한쪽 밖에 없다.

큰딸이 동물병원에 일할 때 얻어 온 고양인데 아주 어릴 적에

고양이 지들끼리 장난치다가 발톱으로 눈을 찔러서 장애가 되었다고 한다.

다른 이쁘고 귀여운 고양이들 다 두고 큰딸은  밉다고  아무도 분양 해 가지 않는

애꾸눈 눈팅이를 데리고 왔다.

성격은 얼마나 온순한지 고양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다.

 

색깔도 참 고운데 눈이 한쪽 없으니 바로 보면 안스럽고

뒷 모습만 보면 얼마나 우아하게 걸어다니는지 모른다.

아침마다 소세지로 간식을 주는 할머니가 마당에 나오시면

\"이야~~오옹~~~이야~오옹~\"

온갖 귀여운 소리를 다 내며 꼬리를 곤추 세우고 다가가 안긴다.

할머니 바지에 제 몸을 비비고 할머니 앞에 발라당 누워서 뒹굴고....

 

할머니가 운동장에서 운동을 한다며 왔다갔다 하는 동안 꼭 붙어 따라다딘다.

아주 가끔씩이기는 해도 새앙쥐 한마리도 잡아다가 현관문 앞에 갖다 놓는다.

그런 날에는 저 알아 봐  주고 이쁘게 달라고 더 아양을 떨며 고음으로 운다.

\"야아아아야오오오옹~~~~~~야아아아아아오오오오옹~~~\"

그러면 할머니가 착하다고 쓰다듬어 주시고 소세지는 덤으로 하나 더 주신다.

그 재미로 그 할머니 곁에는 잠 자는 시간 빼고 항상 따라     다니는 눈팅이.

 

그 고양이는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던 할머니의 치료사같은 존재다.

집 안에만 계시던 할머니를 운동장으로 이끌어 냈고

간식시간에는 고양이한테는 소세지를 그 할머니는 차 한잔을 하면서

고양이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신다.

마치 친구사이의 이야기처럼 주거나받거니.

멀리서 들으면 진짜 둘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

 

할머니는 고양이 말을 못 알아듣고

고양이도 할머니말을 못 알아 듣지만

둘인 웃기도 하고 싸우기도하고 화해도 하면서 즐기는 것이다.

처음 그 할머니가 우리집에 오셨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못 걸으셨다.

팔도 다리도 힘이 부쳤는데 지금은 많이 호전되셨다.

고양이 밥을 챙기시며 운동을 하고 간식을 나누며 대화를 하는   시간이

할머니한테 엔돌핀이 솟게 하고 그 엔돌핀은 할머니의 병까지도  낫게 하는 것 같다.

 

꼭 병원에 가서 하는 치료가 능사는 아니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에서 즐거움이 치료가 되는 모양이다.

비록  장애를 가진 고양이지만 불쌍하게 여기며 보살펴주고

보살핌을 받는 고양이는 더 살갑게 할머니에게 친구가 되어준다.

사람이 그렇게 다정하게 완벽하게 순종적으로 친구가 되어주긴 힘들다.

서로의 생활이 있고 자존심이 있는 이상.

그러나  그 고양이는 맹목적인 사랑으로 할머니를 따르고

할머니도 그 장애 고양이를 정성을 다해 사랑으로 돌봐 준다.

고양이 간식을 사러 차를 타고 일부러 읍내를 다녀 오는 일도 기쁨이다. 

 

혹시라도 길을 건더다 로드킬로 희생될 까 봐 날마다 주지 시킨다.

\"눈팅아~~

 절대로 차 올 때는 길 건너지마라.

 나는 너   죽으면 많이 슬퍼할거야.

 조심하고 내가 길 건너 읍내 가면 얼른 집에 와 있어라~

소세지만 사고 금방 올께.

알았지??\"

나더러 그 심부름을 시켜도 되련만 꼭 할머니가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