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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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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손가락


BY 이루나 2012-03-12

20년이 넘도록 지알고 내알고 하는good  best no 1.....친구가

아들을 장가  보낸단다 . 버선발로 껑충 뛰어나가 맞을 일이다 .

 

4살..... 어릴적에 보았던 녀석이 장가를 간다니 흘러간 세월이

얼마나 애틋하고 많을손가 ?? 코끗이 찡하고 가슴이 벅찰 일인데

왜 려 가슴이 아프다 !! 어린것을 등에 업고 또 한 아이의 손을잡고

한손에는 기저귀 가방과 또 다른 한손엔 돗자리와 도시락 가방을

힘겹게 들고 가는 여인이 있었다 .

 

아들과 함께 도시락 가방 하나만을  들고 초라하게 소풍 행렬을 따르다가 아는이

하나 없는 객지에서  아무도 없을것을 알면서도 혹여 아는 얼굴이 있을세라

두리번  거리다 구석에서 힘겹게 걷는 그녀를  보고도 선뜻 다가가지 못하다가

중도를 건너가는 배터 앞에서 힘겨워 하는 것이  못내 걸려서 얼른 쫓아가서

짐을 들어준것이 인연이 되어 그녀와 함께한 것이 훌쩍 25년 ...........

29세의 듬직한 청년으로 자란 그녀의 아들이 장가를 간단다 .

 

둥실 ... 두둥실 ..........세례명이 이름인 그녀의 아들은 어여쁜 신부와

함께 연신 웃고 있었다 . 사니 ?안사니?? 좋다니 ? 밉다니 그녀가 남편과

함께 살면서  찡한 세월 속에서 얻어낸 값진 결실이니 대신 춤이라도 추고 싶다 . 

(신랑 ) 이 부탁 했어요 두사람이 하는 예식이 아니고 세사람이

 하는 예식이니 만치 신부가 힘들지 않게 얼른 끝내 달라고 하네요 .

장난기 섞인 신부님의 말씀에 삶이 묻어나고 어린 신랑 신부의 정이

묻어나니  마음 한켠이 아리다 . 내 아들과 같이 어린이집을 다닌 녀석인데 ........

 

다음날인 3월 11일은  아들의 생일날  10년 하고도 하루 차이로 태어난

성이 다른 나의  아이들........ 고 3인 딸은 월요일 이다 .

어차피 밤 11시나 되어야 오는 상황이니 일요일에 할머니와 사촌 동생을 함께

불러서 케익을 나누어 먹자고  의논을 하면서 아들에게는   혹시 오려는지 조심

스럽게 타진했다 . 생각해 보겠단다 .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것 저것 장을 봤다 .

아이의 생일이니 미역국을 드시러 오시라는 말에 예전보다 순해진 엄마는 그러마고

대답 하더니 내 말대로 하루전에 오셨다 .장을 봐온 나에게  누운채로 앓는 소리를

하시며 다리가 아프다 온몸이 아프다며  나를 맞이하던  엄마는 당신의 너절한 감정과

현재의 상황들을 당신의 감정에 맞추어서 두서없이 나열 하신다 .

 

오늘 ...오지 않을거라 짐작은  하면서도 아침부터 부산하게 준비했다 .

들었다 놨다 하던 전화기를 부여잡고 발신 번호를 누르고  오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제 장가를 가던 녀석의 웃는 얼굴이 자꾸 겹쳐 지는데 어제 오신 엄마는

당신의 감정을 표출 하느라 바쁘고 복합성 알코올 질병에다 감기까지 겹친 남편은

3일째 일어날줄 모르고 귀한 손님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는다 .

 

아무 에게도 내색하지 못하고 귀한 딸네미 생일을 축하하고 있는데 눈치없는 전화벨이

울린다 . 받았더니 .... 녀석의 사촌 작은 엄마다 . 흑 ....기똥차게도 생일을 기억했나?

하는 기대감에 오랜만이네 ... 라는 수식어가 끝나고 나서 서울서 춘천오는 고속철이

뚫려서 타고  놀러 왔단다 . 아는 향어횟집을 가르쳐 주고 누구냐고 묻는 엄마에게 아는

사람 이라며 얼버 무리고   꾸역꾸역 미역국을 퍼넣었다 . 절대로 ,아무 에게도 지금의 

내 감정을 들키지 않으리라 .  감정은 그때 그때 달라야 한다 .딸에게 , 남편에게 ,

엄마에게 , 또 혹은 올케에게 사람들은 저마다의 뭔가에 골똘하고 또 뭔가에 힘겨운데

누가 나의 세밀한 감정 혹은 세밀한 아픔을 눈치 챌수 있을까 ?

살아 있는것은 그저 행복하고 , 그저 불행한것을 ..............

아들.........죽이고 싶도록 미워 하지만 말게 그리워 하지는 않더라도 가끔은 보고싶어

하면 안되겠나 ? 그저 내 생각 이라네 죽을때 까지 두고 두고 미안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