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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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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그 여름(개와 친해지기)


BY 새봄 2012-02-02

빨간 울타리(무당민박집) 민박집엔 개가 여러 마리 있었다.

이들에게 처음 본 여자 셋은 너무나 낯선 이방인이었다.

다람쥐와 돗자리를 두고 온 산속에 가려면, 돗자리는 이틀 뒤에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인적이 드문 곳이었는데 돗자리가 없어졌다는 게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빨간 울타리 집을 지나야만 했는데

개들이 너무도 크게 소리를 질러대서 조용한 산골마을에게 미안하고 민망했다.

그래서 우린 작전을 짰다.

개와 친해지기로.

 

첫째, 우린 나쁜 이방인이 아니고 착한 이방인이다.

우리도 너희들 같은 개를 기르고 있다, 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했다.

최대한 착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애들아 안녕?”

으르렁 멍멍멍여러 마리라서 그 소리가 산을 울린다.

오 오 오 착하지우린 손바닥을 아래로 내리며 이리오라고 해 봤다.

으아아앙 멍멍멍들고 뛰고 난리다.

느네들 넘 넘 예쁘다.” 더 부드럽게 애교를 떨었다.

크아아악 컹컹컹이빨까지 드러내며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댄다.

며칠을 그렇게 꼬셔도 안된다. 두 번째 방법으로 돌입하기로 했다.

 

두 번째는 무관심.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고 무관심이라 했잖은가.

이들을 사랑하진 않지만 우리는 동물을 무척 좋아한다.

나도 개 한 마리를 키우고, 넷째이모도 검정색 푸들을 키우고,

막내이모는 삶과 죽음의 귀로에 서 있어도 여기까지 개를 데리고 올 정도로

우린 개를 무진장 사랑한다.

그들이 귀가 막히도록 짓어도

못본척 귀머거리인척 눈길도 안주고 며칠을 지나다녔지만

여전히 팔딱팔딱 뛰면서 짖어댔다.

 

세 번째는 겁을 주기로 했다.

동물이 짓는 이유 중엔 사람보다 자기네가 위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기에

우린 크고 작은 나뭇가지를 들고 땅바닥을 쳤다.

이 놈들 우린 도둑이 아니야 조용히 좀 해.”

입 다물어! 혼나고 싶어? “

아무리 작대기를 들고 흔들어도 그들의 집을 탁탁 쳐도 소용이 없었다.

그럼 마지막 네 번째 방법이다.

 

네 번째, 먹을 거엔 지구상에 사는 어떤 누구나 약하다.

빵도 갖다 주고 생선도 던져주고

이들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 아낌없이 주었다.

 

조용해졌다. “야 호호호호

근데........먹을 때만.

다 먹고 나면 악을 쓰며 또 짖어댔다.

단결심도 강한 이들의 도둑지킴이 정신.

우리가 먼저 지쳤다.

한 달이 넘어도 그들은 우리를 낯선 이방인으로 대하며

지칠 줄 모르고 짖었다.

 

우린 무심함으로 그들을 대했다.

지금 그들이 짖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삶고 죽음 두 갈래길에 서 있는 게 문제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