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546

병을 약으로 삼을수는 없을까?


BY 가을단풍 2012-02-01

울어야 하겠지.

엉엉 소리내어 울어야 하겠지.

 

유난히도 아이들 기르기가 힘들팔자

드라마를 무색하게 할만큼 아이를 힘들게 길러왔다.

그애들이 자라 큰아이도 둘째아이도 어였한 대학생이 되었다.

특히 큰 아이는 교통사고 환자로 긴 세월 병원생활을 해왔건만

나름 명문대 여대생으로 변모했다.

짧은 치마 나팔거리고 입고나니며

구두굽을 9 센티씩 신고다녀서 내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지만

교통사고로 인한 흉터를 전혀 감추지 않는다.

 

작은 딸도 올해 대학 2학년

그런대로 적성에 맞는 대학에 진학한 후

세무사무실에서 일하는 아빠를 도와 그야말로 꿀 알바를 하고 있다.

일주일 정도  아빠 사무실에서 시급 5000원씩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다.

단시간에 남들 한달 알바값을 벌기에 그놈이 아빠 사무실에서 하는 알바를 \"꿀 알바로 이름지었다.\"

 

막둥이 중1

이애는 두 언니들보다 더 독립적이다.

여성스러움보다는 튼튼한 장군에 더 가깝다.

이만한면 아이들은 큰 속을 안썩인다고 봐야겠지.

사춘기라 해도 크게 싸돌지도 않고

흔한 반항이 없다.

내 팔자 이만하면  나쁘진 안은건지.

 

그러나 그러나

옛말에 살만하면 병이 든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인듯 싶다.

올해 시어머니는 노병이 4년째로 들어섰다.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했다 또 입원했다 퇴원했다

노인 병원으로 갔다 집으로 퇴원했다.

이러기를 얼마간

나는 노인 병 간호를 하면서 한 번도 싫타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대소변을 이리 저리 주물러도 더럽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어쩌면 신에 경지에 도달 할 만큼.

왜?

왜?

이유가 있지.

우리 큰딸 병원생활 울며 불며 가는 그 세월속에

우리 가족 한 사람도 빠짐없이 눈물과 기도로 길러왔다.

그렇기에 아주 당연하게 그 은덕에 보답코자

시집 형제가 오남매가 되는데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천하무적 멍멍도사처럼 감당했다.

왜?

왜?

왜 그랬을까?

 

거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오래전부터 취미로 그림을 그려왔다.

대단한 실력은 아니지만 어느만큼 다져진 실력이기에 조금만 손보면 일취월장 할수도....

꿈과 희망을 가득안고

애들이 내 손을 한놈 두놈 떠나면서

생겨나는것은 시간이고 시어머니 사셔봤자 얼마나 사실꼬

하는 마음으로 온 정성을 다 받쳤는데

와~

이것이 나에 운명인가.

나에게 \"병\" 생겨버렸다>
어느날부터 오른쪽 발목이 부어오더니 왼쪽발이 붓고 ...점점 팔까지 부워올랐다.

병원치료를 아무리해도 한약방을 아무리 다녀도 점점 사지가 부어올랐다.

급성으로 류마티스라는 병이 생겨버린것이다.

류마티스라는 병은 호로몬 불균형으로 생기는 병이라 정확한 치료약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리고 온 몸이 다 쑤시고 아프고 특히 팔다리를 마음대로 쓸수가 없다.

어느정도냐면 약봉지를 손으로 자르지 못할정도

그리고 일회용 커피를 자르지 못할정도로.

그리고 무릎에 물이차고 고관절에 괴사가 있어  고민이 많다.

온통 억울하다.

 

내인생 초년은 왜 시키지도 않는 동생들 치닥거리에 정신을 바쳤는지

지금와서 좋은 소리도 못 듣는 것을...

그리고 내 인생 중년은 아까워도 원통해도 내 새끼 치닥거이에 시집 치닥거리에 받쳐오다

겨우 내 인생을 시작할수 있는 나이인데

앞이 저만치 환한 불빛이 보이는데

여기서 무너져야 하다니

나는 몹시 절망한다.

지금은 류마티스가 발병된지가 벌써10개월이 넘어섰다.

대학병원 약을 먹고나면서부터 부기는 다 빠지고 관절도 많이 부드러워졌지만 통증은 여전하다.

내 그림 실력은 \"난\"에서 대나무그리고 매화를 거쳐 아주 탐스런 국화까지 그리고 지금은 연꽃의 봉우리를 그리다

중단한 상태이다.

한 오년만 더 갈고 닦으면 요 녀석들이 제법 향기를 풍길텐데.

나는 몹시 절망한다.

너무 절망이 깊으면 눈물도 나오지 않는가보다.

어쩌면 내 인생 울만한 가치가 없는지도 모르지.

아~

나는 내 병을 약으로 삼을수 없는건가.

어떻게 해야 내 병을 약으로 삼을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