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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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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는 세월은 야속하다


BY 야생화 2011-10-09

 

  두 손을 맞대고 손등을 유심히 보았다. 언제 나갔는지 살은 다나가고 가죽만이 얇게 덮여 쭈글 거린다. 이손을 보면서 보이는 손만이 늙었을 까 생각을 해 본다.

보이지 않는 가슴속에 있는 내장이나 배속에 있는 창자도 이러하리라 생각하면

끔직한 생각이 들지만 현실은 부정할 수 없다.

 

목욕탕에 갔다. 이제는 옛날과 달리 목욕을 하는 것이 힘에 겹다. 좀 쉴 곳을 찾아 누우니 꼬마아이들이 찬물을 자꾸 끼얹는다. 참 다 못해 한마디 했다.

“아줌마 차가워!’ 그러니까 하지 마”. 그러나 계속한다. 그래서 또 다시 “아줌마

차가워 하지 마” 하니 꼬마 하는 말 “할머니가 자꾸 아줌마래!” 순간 내가 아줌마가 아니고 할머니임을 깜박 하였음이 느껴진다.

 

 

전철을 탔다. 80을 넘으신 듯한 할머니가 타신다. 자리를 양보하고 서 있으니 현기증이 난다. 몸은 마음보다 먼저 황혼의 길목에 앞장서 있다.

 

 건강검진을 받았다. 여기저기 적신호가 들어와 있었다. 어쩔 수 없는 나의 몸이다.

 무엇이 잘 못 되었을 까 곰곰이 생각을 해보아도 옛날과 달라진 습관은 없다.

 그때는 청신호였다. 그런데 세월을 먹고 청신호가 적신호로 바뀌었다.

 맛있는 것 덜 먹고 힘든 운동을 더해야 한단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요즈음 부쩍 재미가 없는데 몸마저 반란이 심하니

삶을 재미없게 만들어 주는 것에 한 몫을 단단히 한다.

 

주변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으면 가 있을 자리를 준비 하고 있다.

벌써 그렇게 된 것이다

묘지를 사러 갔다가 본 묘비에 멋있는 글귀 하나를 지인(知人)이 말해주었다.

“여기도 참 좋구나!” 그래 거기도 참 좋을 찌도 모른다.

그러나 가는 세월은 야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