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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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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빠이빠이


BY 김효숙 2011-10-08

엊저녁에 생선을 많이 졸여서 가지고 왔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 집사님께 갖다 드리려고 말이다.

그 생선은 몇년전 병원에 있을 때 옆 병실에 있는 아줌마가

완도에서 보내주신 생선이다.

여름날 문득 남편을 하늘나라로 보내시고 힘들게 사는  완도 아줌마가

생각나 맛난거를 보내 드렸더니 완도에서 나는 생선을 잔뜩 보내주셨다.

 

사랑으로 받은 생선 나누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손질해서

다 졸였다. 아침엔 그이랑 맛있게 잘 먹고.. 우거지 된장국이랑

생선이랑 담아  혼자 사시는 할머니께 갔다.

따가운 가을 햇살이 정겹게 느껴지는 오후 시간

사랑을 전하러 가는 맘이 기쁘다.

할머니께 가니 반가워 하신다.

 

두유 한개와 바나나 한개 그것도 누가 준것이다.

바나나를 까서 할머니 드리고 두유도 따서 드리니 좋아하신다.

할머니랑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나누다 출근을 해야하기에

얼른 대문을 나섰다.

 

지하 방 한칸을 얻어 홀로 사시는 할머니

내가 가면 지나온 일들을 실타래 처럼 풀어내시며

가슴을 쓸어 내신다.

 

하루종일 가야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지하방

할머니는 친구 처럼 내가 좋아한다.

소녀 처럼 수줍어 하시며 자존심도 강하신 할머니랑 앉아 있으면

엄마 처럼 좋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간다고 나오는 나를 따라 배웅을 해주시는 할머니

할머니 빠이빠이............누군가  왔다 갔다는 관심이 할머니께 힘이 되실까

활짝 웃으시며 가는 나를 바라보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가을 햇살 만큼이나 따뜻하고 환하다.

 

돌아서 오는 내 마음도 기분이 좋아 웃는다.

 

걸어오면서 오빠한테 전화를 했다.

오빠는 엄마 닮아 착한일 한다며 더 잘하라고 하신다.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는 내겐 오직 사랑 뿐이다.

우리 엄마를 닮은 따뜻한 사랑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