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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지혜창고(6) 짜증을 낼때/ 짜증이 날때


BY 남상순 2011-08-12


 

 

 

오늘 아침 누룽지를 만들고 있는데
\"나 오늘 출근해야 해\" 라고 했다. 일이 갑자기 급해진다.

출근을 해야 하면 누룽지탕을 만들 틈이 없다
누룽지를 포기하고 밥상을 부지런히 보았다

\"식사 하세요\" 못들었는지? 댓구가 없다
\"밥 준비 되었는데...\" (약간 바쁜듯 해서) 두번째 채근을 했다.

\"알았으니 차려놔요!\" (약간 짜증이 섞였다)
밥상에 와서 앉더니 밥을 먹는데 좀 짜게 먹는듯 했다

\"조금 짜게 먹는것 아닌가요?\" 했더니
그 말이 짜증이 또 나는 모양이다. 반응이 썰렁하다.

이 정도면 예전 같으면 전쟁이 붙었다.
왜 밥상에서 짜증을 내느냐? 불만이라도 있느냐?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잠시 생각한다.

왜 아침에 짜증이 났을까?
혹시 출근하는 일이 스트레스가 되는건 아닌가?
간밤에 잠을 못 잔 것은 아닌가?

단 둘이 사는데 좋은 날만 있을 수는 없으니 짜증이 날 수도 있질 않은가,
짜증을 어디다 내겠는가.  역시 나 밖에 없질 않던가.
엊저녁에 내가 한 말에 혹시 섭섭했나?
잠시 온갖 생각을 하며 커피 한잔을 놓고 앉았다.

또 짜증을 낸다.
\"너 혼자 밥 먹어라 이거야?\"
\"아침 밥 생각이 없어서 커피 마실려고 하는데...?\" 했더니

\"나도 밥 생각이 없으면 안 먹을까?\"
단 둘이 밥 먹는데 혼자 먹으라면 어쩌느냐고 짜증을 낸다.

나는 내키지 않는 밥을 먹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 자리에서 체하는 체질이니까.
그것을 잘 아는 사람이 먹기 싫은 밥을 같이 먹어주어야 한단 말인가 

이전 같으면 이번에는 내가 짜증이 폭발할 상황이다.
그런데 나는 계속 생각을 하고 있다.

왜 이 아침에 짜증이 나는 것일까?
요즘 온 몸에 면역체계가 문제가 생겼는지 여기저기 어려운 일들이 생긴다.
무섭게 인내하는 사람인지라 곁에 사람 겁 안줄려고 무던히도 애쓰는 눈치다.
아무리 부부라도 말할 수 없는, 아니 말해도 소용없는 부분이 있을것이다.
참다가 참다가 터진다면 누가 그 폭탄을 감내해야 하는가?

지금 화살표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상향 아니면 하향
부등호의 방향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오른쪽 아니면 왼쪽
나는 짜증을 낼 여유가 없다.

남편의 짜증을 받아줄 그릇도 못되지만 앞으로 더 증폭될 짜증을 흡수할 힘도 부족하다.
지금까지 숫한 짜증을 받아주었던 남편의 인내를  이제는 내가 돌려주어야 하는 것일까?
아득하기만한 미래가 밀려와서 짜증을 낼 겨를이 없다.

노래나 한가닥 부르자.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는 부려서 무엇하나?
니나노!~ 얼시구 좋다 

게시판에 와서 짜증을 풀 수 있으니 이 아니 좋을씨고!~  

짜증 내도 좋으니 건강만 회복되거라 이 놈아! (못 들었겠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