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900

오늘 아침.. 남편을 죽였습니다.


BY *콜라* 2011-07-15

오늘 아침.. 남편을 죽였습니다.

 

여름이라고 하지만 반팔을 입기엔 쌀쌀한 날씨에

비마저 부슬부슬 내리는 아침

따끈한 국물이 그리워 지는 것이

나이 탓일까 날씨 탓일까요

 

아침 일찍 일어나 냉동실의 생다시마를 찬물에 담궈놓고

멸치와 말린 송이에 말린 다시마와 모아 둔 양파껍질로 육수를 끓여

춘천 엄니가 보내주신 된장 풀어 풋고추 송송 썰어 넣고

두부 깍둑썰기해서 자박자박 넣어  

해물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곁에는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토톰한 다시마 연 녹색으로 데쳐

한 입씩 먹을 크기로 잘라 가지런히 놓고

복초이 겉절이를 파릇파릇 무쳐 냈습니다.

 

뽀얀 쌀밥에 수저를 가지런히 놓은 다음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남편을 깨웠습니다.

움직임으로 장이 활동을 시작 하고 위액이 분비되어야

미뢰가 살아 입맛이 돌고

밥이 보약이 되는 법!

 

아침의 성찬에 눈이 휘둥그레진 남편~

사실... 조촐한 아침 식탁에 이리 놀라는 건

그동안 조금은 부실한 아침상이었나 돌아보게 했습니다.

 

\"우와~~~~~ ~~~ 죽인다!\"

 

된장국 한 귀퉁이에 숟갈을 찔러 국물 한 숟갈을 맛 본 남편...

숨이 꼴깍 넘어 가듯 눈을 위로 떴습니다.

 

으쓱해진 나~

 

\"그럼 죽어 ~ 죽어~~~ \"

 

..... 우린 행복할 일, 아름다운 일, 감탄 할 일이 생기면

일단 먼저 둘 중 한 사람이 죽어줍니다.

 

길을 가다 코스모스 가득한 길이 나오면 내가 죽어줘야 합니다.

\"~~~ 코스모스다, 죽어 죽어~~ \"

 

바닷가에서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바라보면 

남편이 죽어 줘야 합니다.

자기~~ 죽어 죽어~~~~ !!

 

우리 부부의 최고의 감탄사~

! 죽인다~~~~~ !!!

 

그렇습니다.

우린 날마다 죽고 싶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