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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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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침


BY 그대향기 2011-06-30

처음엔 놀라기만하다가

무슨 일인지 알아채고는 비명이 터져나왔다.

 

\"으악~~~~~\"

 

말벌이었다.

옥상 내 정원에

(누군가가 \"탑가든\" 이라 이름지어 줬다.ㅎㅎ)

화분받침대가 통나무를 반으로 가른 나무받침들이다.

 

고 아래

나무받침 아래에 말벌들이 집을 지은 줄도 모르고

새벽기도를 다녀 온 후

이른 아침시간에 덜 더울 때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화분에 물을 주다가 떨어진 마사토를   빗자루로 쓸어 모으는 순간

왱~~~~

우왕~~~~

 

성난 말벌떼들이 일제히 나를 공격해 왔다.

너무 놀란 나머지 옥상을 쓸던 빗자루로 휘~휘~~내 저으며

도망 나오는 순간

동작빠른 놈이 어느 새 나를 공격했다.

따끔~~~

처음엔 바늘 끝으로 콕 찔리는 느낌이었다.

 

다음 순간 비명이 터져나왔다.

너무 아프고 따끔거려 비명이 저절로 터진거다.

\"아악~~~~~\"

왜 이리 아픈거야?

근데 아픈건 아픈건데 찔린 곳이 어디야 어디??

당황해서 어디가 아픈건지 잘 모르겠더니

오른쪽 발가락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양말을 신었으니 잘 안 보이는데도 발이 너무 아프다.

얼른 양말을 벗으니 오른쪽 둘째 발가락에 아직도 꿈틀대는 말벌침이 있었다.

잽싸게 뽑고 방으로 뛰어 들어 와 물파스를  찾아 벅벅 문질렀다.

그래도 아프다...아후....

금방 발가락이 퉁~퉁~부어올랐다.

발등까지도 벌겋다.

머리밑에서는 진땀이 확...

 

그렇게 빠른 시간에 발가락이 두배 이상이나 부었고

발등까지도 퉁퉁 부어 올랐다.

아...아파.ㅠㅠㅠ

갑자기 가을에 성묘가서 말벌한테 공격 당해서 누가 죽었다는 뉴스도 생각나는데

무섭다가 우습다가 아프다가...ㅎㅎㅎ

물파스만 문질러 놨는데 괜찮겠지?

 

하루 온 종일 그 발가락이 벌겋고 욱신거렸다.

그래도 다른 이상은 없었으니 다행이다.

말벌한테 공격을 당하고 정확하게 14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벌겋다.

아픈건 좀 나아졌다.

그 말벌들은 화생방전(에프킬라폭탄)을 받고 모두 몰살당했다.

칙~칙~치이익~~칙~칙~치이익~~

말벌집에 집중공격~~~

후두둑.....

 

작년에도 안방 창문 차양끝에 축구공만한 말벌집이 있어서 혼났는데

왜 말벌들이 자꾸 민가로 쳐들어올까?

어떤 뉴스에서는 이상기후 탓으로 그런다는데

모르고 지나가다가  말벌집에 부딪히기라도 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벌을 심하게 타는 사람은 열이  오르고 호흡이 가빠져서 사망하는 수도 있다고했다.

건강에 좋다고 해서 일반 벌침은 서너번 맞아 본 경험은 있지만

말벌침은 난생 처음 맞아봤네.ㅎㅎㅎ

너무 아파서 두번 다시는 못 맞을 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