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속에 강재석은 실제 인물이다.
인물 설정을 하면서 그 사람이 혹시 소설을 읽게 된다면 강재석이 자신인 줄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전화가 왔다.
*** 회장님이 작가님 주소 좀 알고 싶으시다고 하셔서요.
비서실이란다.
왜 비서를 시켜서 전화를 할까.
아직도 현직에 있다는것을 알리고 싶은 것일까.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다.
출판사에서 알려주었다고 한다.
저녁에 다시 전화가 왔다.
\"강재석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강재석이라고 말하니 웃지 않을수 없었다.
\"개명 하셨어요?\"
\"이제부터 강재석이라고 이름을 바꾸려고요.\"
여전히 익살이었다.
\"정선생 책을 두번 정독을 했습니다. 정선생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제 인생의 선생이기때문이지요.
야구선수였던 내가 기자시험에 합격한것은 순전히 정선생때문이니까 내겐 선생이거든요. 대학도 야구로
갔었는데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정선생때문이었어요.\"
\"신문사에 평생 계셨군요.\"
\"덕분이지요.\"
무슨 덕분...
오래전에 등산복을 입고 아이의 손을 잡고 통닭집에 왔던 나를 보았다는 이야기...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시아버지 장례를 치루던 모습을 보았다는 이야기..
틈틈히 나의 소식을 듣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추적을 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그렇게 말했다.
\"환갑에 시청앞에서 만나기로 한것 잊었어요? 난 나갔는데... 기억 못해도 할수 없지만.\"
그건 뜻밖에 말이었다.
내가 언제...
그건 전혀 기억에 없는 일이었다.
환갑이 너무나 멀리 있어서 이십대에 그런 실없는 소리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내일 기흥에 운동하러 나가는데 오산이면 멀지 않으니까 오산으로 가겠습니다. 한번은 봐야 하지 않겠어요?\"
한번은 봐야 할까?
\"나를 못알아 보실텐데요.\"
\"아무리 변해도 난 정선생을 알아봅니다.\"
\"요즘 오산에 없어요. 일산에서 지내는 중이지요.\"
\"그럼 일산으로 가지요. 일산에 멋있는 카페가 많아요. 내가 잘 알아요,\"
\"기흥에서 운동을 하고 나면 피곤하실텐데 다음으로 미루지요.\"
\"난 피곤 같은건 모릅니다.\"
십년을 쫓아다니던 남자..
야구선수였던 남자.
무척이나 저돌적이어서 겁을 먹고 달아나게 만든 남자..
그 남자를 어쩌면 한번은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