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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싸랑해요!]-엄니 맘은 메누리도 몰라~!


BY *콜라* 2011-05-06

 

 

으으응~~~ 누구냐? 막내냐?

~ 엄니!! 주무셨구나,,,,

아녀에구구 인제 늙어서 잠도 읍따~

ㅋㅋ

 

주무시다 받은 듯, 신음처럼 전화를 받으시곤

내 목소리에 갑자기 폭발하는 음성으로 돌변하신 엄니

 

날마다 하는 전화라도 노인들은 또 어버이날이 되면

어린이날 기다리는 아이처럼 은근히 기다리실 터

잠자기 전에 전화를 걸었다.

 

엄니!! 엄니!! 혹시 뭐 꼭 사고 싶은 거 없어?

읍따! 늙은 게 뭐 갖고 싶은 게 있냐! 세상 다 준다 해도 하나 반가울 게 읍따!

 

어버이날에 가볼 수도 없고  

막내 아들 보고 싶어 홀로 외로움 삭이며 지내실 생각에 

마음이 미어진다.

 

한국이었음 보쌈하듯 차에 태우고 목욕탕가서

열쇠번호 나란히 받아 홀랑 벗고 따끈한 물에 들어앉아 수다떨다가

아줌마 시켜 때미는 엄니 곁에 앉아 때벗기고

뜨끈뜨끈한 타올로 스팀맛사지 좌악 해 달라고 해서

 머리까지 시원하게 감겨 집으로 돌아오면

세상을 얻은 것보다 더 좋아하실 엄니,

 

며느리 중에 유일하게 오리궁댕이에 볼록한 배를 들이밀며

홀라당 벗고 냉매실병에 빨대 꽂아 엄니와 머리 맞대고 빨아대는 뻔뻔한 며느리,,,,

그 며느리가 한국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난 겨울 행복해 해주셨다.

 

친정엄마 드리라고 보신탕 끓여 봉지 봉지 얼려 싸주시고

생땅콩 한 줌만 생겨도 막내 메누리 먹이고 싶어 꽁꽁 숨겨두셨다가

가방 춤에 끼워주시는데 차마 혼자 먹기도 미안해 캐나다로 가지고 와서

어젯밤 볶아서 남편을 먹이며 엄니 사랑에 목이 메었다.

 

내가 이거 먹고 죽을란지 못 먹고 죽을란지 모르지만, 오늘 고추씨 사다가

막장 담궜는데 너가 있으믄 좋아할텐데,,,,,,,

혼자 하셨어? 에그~ 힘드셨겠네 왜 그런건 해요, 인제 힘든 건 하시지 마~!

 

어버이날 선물 말씀드리려다가

막장 담근 이야기에 깜빡 잊고 전화를 막 끊으려는데

수화기 너머로 급히 우리 막내 메누리 사랑한다”는

엄니 말씀이 들린다. 

 

나두 나두요~~ 엄니!! 근데 인천 셋째 형님이,,, 엄니가 셋째 형님을 제일 좋아한다는 거에요,

흐흐~ 좋아하시네.. 내가 동네 아주마이들 만나믄 네 자랑만 한다

 

그쵸 엄니! 나두 사람들이 쟤는 입만 열면 지 시엄니랑 시댁자랑 한다고 흉보는데 히히~

나는 메누리가 다섯인디, 막내 메누리 자랑만 한다,

ㅋㅋ

 

엄니는 셋째 형님에 대한 질투심에 불타는 내 마음에

보상이라도 해 주시려는 듯

확실하게 도장을 쾅! 찍으셨다. 

 

- 나는 너가 젤 좋다.!!

-그치 엄니,,,,, ,

-그래. 건강해야 해, 우리 막내 메누리, 아들 사랑한다.

-나두 나두…… 엄니 늘 감사하고 고맙고 보고 싶고 사랑해요,,,,,

 

 

엄니 울 엄니 싸랑해요!!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