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간 심혈을 기울인 일이 있었습니다.
불철주야 그 일만 생각하고 그 일에 온 정성을 다 쏟았었습니다.
이제 서서히 조금씩 지쳐옵니다.
어떤 일이든 동지가 있고 함께 가자고 격려해주고 힘이 되어주는 이가 있어야 좋은 법인데
주위에 아무도 없고 홀로 있는 이 느낌이 씁쓸하네요
보이지는 않지만 같이 하는 이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들과 한번도 맘을 터놓고 대화해 본 적이 없어서
그들의 맘도 내 맘과 같은지 모르겠고,
그들과 함께 서로 힘내서 같이 가자는 말을 하고 싶은데
사람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일이 약간의 두려움과 망설임으로 주저하게 되네요.
같은 생각으로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던 사람들의 집단에서
이런 저런 분란이 일어나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일어나던 분란이
나의 일이 되면서
함께 일한다고 여겼던 사람들이 나에 대한 마음을 닫은 듯 여겨서
다시 내 방식으로 다가 갈 수는 없네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꺼내면
아무런 반응이 없고
내가 문제를 제기하면 다들 고개를 돌리고
그래서 요즘은 그저 그들의 말을 듣기만 하고 내 의견은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일을 하게 되고
새로운 사람들과는 아직 맘을 열고 대화하지 못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고마운데
서로 속마음을 모르는 상태고 아직은 예의바르게 지내는 상태입니다.
이 일이 좋고 같은 맘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북돋우며
함께 오래 이 일을 하고 싶은데
오늘은 조금 지치네요
서로 기운 돋는 작은 말이라도 하면서
기분 좋게 이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