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사랑의 다른 이름입니다.
질투는 사랑받고 싶은 열망이기도 하고
질투는 사랑의 강별한 불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독교의 신은 우리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질투하시기 까지 인간을 사랑한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외출할 일이 있었는데 마침 시현이가 함께 있었습니다
\"할머니, 부탁이 있는데요, 이 목도리 오늘만이라도 안하시면 안되나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습니다.
날씨가 따뜻하니 이제 목도리 안해도 된다는 말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만이라도\" 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렸기 때문입니다.
알고보니 이 목도리는 최근 이현이(시현이 언니)가 한땀한땀 떠서 만들어 준 목도리입니다.
선물 받은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목에 두르고 다녔습니다.
내 평생 손녀에게 목도리를 선물 받아보기는 처음일 뿐만 아니라
내가 미국에 갔을때 이현이가 내게 뜨게질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때 배운 실력을 향상시켜 할아버지가 병원에서 퇴원을 기원하면서 떴다고 합니다.
그 정성이 갸륵하고 감동적이라서 잊지 못하고 날마다 두르고 다녔습니다.
\"할머니. 나는 아직 어려서 언니처럼 목도리를 뜰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 오늘만이라도 이 목도리 좀 안하시면 안되요?\"
라고 다시 말했을때 비로소 언니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질투인줄 알았습니다.
곧 시현엄마가 시현이를 교육시켰습니다.
\"언니를 질투할 것이아니라 언니가 한 일을 칭찬 할 수 있어야지\"
라고 하니 곧 시현이는 밝게 웃으며 함께 교회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은 그 말
\"오늘만이라도 안하시면 안되나요?\"
아주 많이 질투가 났던 시현이는 이현이보다 4살이나 어리니
언니가 하는 일을 다 따라 할 수도 없고
언니를 인정하는 할머니의 사랑을 받기 위해 무엇인가 할 수도 없고
\"하루만이라도!\" 이 애절한 외침이 귀에 짠하게 들려옵니다.
감성적인 시현이는 안 보면 잊어버리고 여전히 명랑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본능적으로 흐르는 질투심을 인간들은 어떻게 처리하며 살까요?
질투심의 그 뿌리는 죽음보다 강한 사랑이라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질투심을 못 느끼는 것보다는 질투심을 해결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할머니에게 질투심을 표현한 순수한 우리 시현이처럼
아무리 체면과 관습의 굴레에서 조절되고 길들여진 어른들이지만
질투심을 표현할줄 안다면 어떨까요?
세상이 조금 더 밝아지지 않을까 그런 엉뚱한 생각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