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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한잔과 낙서


BY 최은영 2011-03-04

요며칠전 사무실 자판기에 넣을 커피를 주문하면서 문득  그옛날 어릴적에 엄마가 방에서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투박한 미재(made in USA) 플라스틱 머그컵에 한가득 타주시던 전지분유가 생각났다. 

그래서 커피와 함께 주문한 전지분유를 자판기에 넣고 한잔뽑아서 마시고는 달콤하면서 어떻게보면

비릿한  맛이 그 옛날 엄마가 타주시던 그 맛이 어렴풋이  생각났다.  긴긴 겨울밤 자기전에 내복

바람으로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우리 3남매의 뜨겁지만 달콤한 겨울밤의 행복이였다. 추억이 깃든

전지분유.   이제는 막내도 돌아올래야 올수 없는 먼길을 떠나 나와 다른 곳에 있다, 지지고 볶고

 치고박고 싸우며 극성맞게 자란 우리 삼남매가 이제는 쓸쓸히  단 둘밖에 안남은 남매가 되었다,

오늘 새삼 하늘나라에서 지내는 막둥이 동생이 생각난다.  지지배 뭐가 그리 급해서 빨리 떠났는지.....

그리움도 잠시 내 머리속엔 이미 그옛날로 돌아가 너무 뜨거워서 호호 불기만 하고 선뜻 마시지 못했던

그 우유가 담긴 누런색의 투박한 머그컵대신 오늘 아침 일회용 종이컵에 담겨진 우유한잔을  뽑아들고

나는 참 많은 생각, 많은 추억에 잠겼다.  매년 봄이 오는 이맘때만 되면 샌치한 가슴으로 늘 허전한

마음으로 그간의 시간을 돌아 보며 허탈해 하는게 내 버릇인듯 하다.  서른을 훌쩍 넘은 지금 그간에

참으로 많은 아픔도 있었지만 올해만큼은 정말 내가 영영 잊을 수 없는 해가 될것이다.

너무 아픔이 가득한 한해다. 나역시 언젠가는 맞게될 죽음이지만, 우리 삼남매의 이별이 이렇게

빨리 올줄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짠하다. 우유한잔 뽑아놓고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잡념에 사로잡힌 정말 난 생각이 많다 . 오늘 아침 일을 손에 못잡은채 멍하니 앉아있던

것도 잠시 머리속의 낙서와 또다시 난 아무일도 없었던냥 긴 한숨과 함께 전화벨소리와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로 하루를 시작한다. 슬픔도 잠시 아무렇지 않은듯 일상에 빠져있는 나는

어쩔수없는 인간인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