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주기적으로 왕따가 된 시절이 있었다
원래 사회생활이라는게 그 사회 속에 주류 분위기가 있고
그 속에 대장같은 영향력 있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사람들 속에 무리없이 섞여 살려면
그 주류 사회에 속하면서 대장 심기를 거스리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그런데 나는 주류 사회에는 처음부터 들어갈 수는 있는데
그 무리들이 요구하는 바대로
그 대장이 좋아하는 대로
계속 행동과 말을 해주는 것이 늘 불편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쪽 주류에서는 이쪽 주류가 원하는 방식대로
너무 처지지도 않고 너무 넘치지도 않게
잘 녹아들어가서
하하호호 즐겁게 재미나게 잘 지내고,
저쪽 사회에서는 저쪽 주류가 원하는 대로
역시 적당히 잘 하면서
누구에게도 미움 받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좋은 소리 들어가면서
잘도 사는데,
나는 그게 잘 안된다.
옳지 않는 것이 보이고,
가만히 있으면 그 사회에서 그럭저럭 버틸 수 있다는 것도 아는데,
이건 아니잖아 라고 조그맣게라도 한마디를 한다.
절대 크게 싸우지는 못한다
나는 말싸움에 매우 약해서 누가 큰 소리로 야단치거나 비난하거나 하면
눈물 흘리거나 놀라서 쳐다보는 것이 전부다
내가 이건 아니라고 말하면 모두들 나를 눈을 흘기며 보고
대장이 처음에는 아량을 베푸는 것처럼 하지만,
계속 나를 요주의 인물로 지켜보면서
이것 저것 태클을 걸다가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즉 내가 또 이건 이게 아니라 저거야 라는 말을 함과 동시에
대장을 비롯한 주류의 사람들이 일제히 나를 공격하고
나는 그 무리에서 자연스럽게
왕따가 된다
아무도 그 무리에서 나가라고 하지는 않지만
그들끼리의 이야기에 내가 답을 하면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그들끼리 밥먹으러 가고
그들끼리만 약속을 잡고 따로 우르르 몰려나가며
나를 절대 부르지 않는다.
다른 사회와 만나면서 한동안 그 왕따가 없어졌었다.
나를 어느정도 인정해주고
내가 아닌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을
내 개성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해 주는 사람들 곁에 있어서 괜찮았는데
최근 또다른 사회에서 나는 다시 왕따가 되었다
이번에 나는 잠시 그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있어보았다
너무 외로워서 다시 내발로 그 무리 속으로 들어가기는 했는데
아무도 반갑다고 인사해주는 이 없고
너 왔냐고 물어봐주는 이도 없다
여전히 그들끼리 이야기하고
나 없으니까 더 활발히 잘 지냈던 것 같은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일단은 이 무리에 붙어 있어야만 하겠다
그래야 정보도 얻고
살아갈수 있으니까.
언젠가 이 무리에서 떨어져 나갈 때는
다른 무리 속으로 내가 들어가서
더이상 그 무리를 떠나 외롭지 않고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 속에서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 그 순간이 될거다
왕따인 지금 나는 맘이 무겁고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