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는 삶에 대해서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었다.
인생에 정답이 무엇인가 말하는 사람에게 코웃음을 치게 되는 건방진 태도가
어찌하여 생겼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세상에 대한 기대가 없어졌다는것은 인간에 대한 기대가 없어졌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사랑했던 아들이 내게서 등을 돌린 이후로 나는 이별에
대한 면역이 생긴것 같다.
다가오는 사람에게 인색하지 않으며 떠나는 사람에게 연연하지 않는 방법은 아마도
그때부터 터득한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남은 언제고 다가올 이별을 예상하는 습관도 그때부터 생긴것이 아닐런지..
지난 날에 대한 허황한 되돌림도 즐을 긋고 하루 하루를 충실하게 메운다.
현재에 내가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아무것에도 미련을 가지지 않기로 한다.
과거의 나는 없다.
내가 네가 아니듯이 네가 내가 될수 없음은 이미 충분히 배웠다.
늘 생각한다.
사람과의 만남에서 어디까지 터 놓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
한계선이 아직 분명히 줄 그어 지지 않음은 아직 덜 배운 탓이려니 한다.
인간관계..
그것은 영원한 숙제다.
지난 날의 세월이 사랑이었으면 어떠하고 사랑이 아니었으면 어떠한가..
과거란 아무 의미가 없다.
허나 미래에대한 희망을 가지지 않고는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지 못하기때문에
나는 한줄기 희망을 놓지 않는다.
그것이 허망한 꿈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어쩌면 그것은 자존심인지도 모른다.
나 자신에대한 사랑이다.
세월이란 놈이 약이 될수 있어서 상처는 치유된다고 말한다.
혈연에게서 받은 상처도 세월이 치유할수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치유될수 없는 상처라면 안고 살아갈수 밖에 없을 것이다.
눈물이 나는 날에는 눈물을 흘리고 노래를 불러야만 속이 풀리는 날에는
큰소리로 혼자 노래를 부른다.
그냥 내키는대로 하루를 살아가기로 한다.
이제 감히 말한다.
인생의 정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하루 하루를 충실하게 사는것이라고 나는
오늘 하루에 의미를 둔다.
절대로 외로워 하지 않으며 포기 하지 않는 삶이 내것이라고 감히 나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