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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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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꺼리 시동생


BY 뿔이 2010-12-02

밤에 운동갔다오는 남편의 손에 소주한병. 맥주한병. 아이스크림이 든 봉지가 들려있다.

저녁먹은게 잘못되었는지 배가 뒤틀려 옥매트의 온도를 최대한 높이고 배를 깔고 누워있었다.

아파트분리수거날이라 남편에게 부탁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비우러 함께 나갔더니 속이 상해 죽겠다며 하소연을 한다.

큰형에게서 전화가 왔다며 막내동생(나의 시동생)이 몇일이나 집에 들어오지 않아 74세된 나의 시어머니가 찿으러 다니셨단다.  사무실에 가보니 난로를 켜놓고 술에 취한체 정신없이 자고 있더라나...  사무실에 연기투성이고.

울시어머니 속이 속이 아니다.  아직 장가도 안간 40넘은 막내아들 땜시로...

올 7월에 시아버지가 먼곳으로 떠나셨다.

간경화말기였다.  병원에 입원하신지 두달여만에 결국 먼길을 떠나셨다.

평생 어머니께는 좋은 소리 한번 들어보시지 못했고 며느리들에게는  싫은 말씀 한번 하시지 않던 아버님.

어머니 속을 많이 썪이기는 하셨단다.  외동으로 귀하게 태어나셔서 당신 삶만 재미나게 사셨다. 바람도 많이 피우시고 술도 많이 잡숫고. 퇴직후 사업한신다고 퇴직금에 집에 있던 돈까지 모두다 날려버리시고...

울 시어머니. 정말 경우가 바르신 분이시다.  연세드신 요즘 할머니 답지않게 자존심도 있으시고 깔끔하시며 자식들에게 절대 의지하지않으시려한다.  외동에게 시집오셔서 별난 홀시어머니를 30년넘게 모시고  남편의 외도를 평생 보시면서 자식들에게 헌신해오신 어머님.  나도 내자식을 키우지만 어머님 만큼은 할 자신이 없다.

나에게는 하나뿐인 시동생.  막내라 그런지 너무도 철이없다.  사람만 착하고 좋을 뿐이지 아무런 실속이 없다.

몇년전부터 술에 쩔여사는 것 같다.  하루라도 술을 먹지않으면 안되는 사람처럼.. 그나마 밥이라도 잘먹고 안주라도 제대로 먹으면 모두들 걱정이나 안하지.  어찌된 돌연변이인지 음식의 양이 너무도 작다.  술양만 크고.

남편의 형제를 모두 술을 다 잘먹는다.  그치만 시동생처럼 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쩔여 살지는 않는다.

막내라 그런지 형들의 말도 어머님의 말도 잘 듣지않고 고집만 무진장 세다. 우리는 한번씩 보면 한심하고 안쓰럽지만 같이 사는 울 어머님은 어떻실까? 

울신랑 병원에 넣어야 된다한다.  모두들 같은 생각이지만 본인이 스스로의 병을 알아야 할텐데. 콧방귀만 뀌니 원.

형제들 조만간 만나서 의논해야할것 같다.  어머님 말씀처럼 지금은 어머니 살아계시니 비빌언덕이라도 있지 어머님 돌아가시고 나면 어느 누가 비빌언덕이 되어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