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마다 집 밖으로 나다녔더니 온 몸이 좀 쉬게 해달라고 아우성인 것 같아
오늘은 아침부터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이것 저것 집안일을 시작했다.
모처럼 여유있게 해 보는 집안일이었다.
일을 마무리하고 커피도 여유있게 베란다의 국화를 바라보며 마셨다.
일을 하면서 마시는 커피는 그냥 습관처럼 마시기 때문에
맛과 향이 와 닿지가 않은데
이렇게 온전히 커피만 마시는 날에는 커피향도 맛도 더 좋은 것 같다.
빨래가 바람에 흔들린다.
정말 한가로운 풍경이다.
내가 해 논 새햐얀 수건들이 팔락팔락 흔들거리며 나에게
깨끗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것 같다.
그 생각을 하면서 나는 행복함과 이 순간이 있음에 감사한다.
몇 년만에 다시 퀼트를 시작했다.
아직 마무리 하지 못한 것들도 있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
바느질을 하고 있으면 조급했던 마음들이 서서히 진정이 되는 것 같아 참으로 좋다.
\"실 바늘 허리에 감아 못 쓴다\"라는 말.
바느질을 하면서 되새겨 진다. 급하게 서두르다가는 꼭 바늘에 찔려 피를 보기도 하니...
요즘처럼 뭐든 빨리빨리 해야되는 세상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나이지만
그런 속에서 나는 행복과 만족을 느낀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샘들 중에도 요즘 세상에 발맞춰 행보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중에 내가 제일 뒤쳐지는 삶을 사는 것 같다.
경제적인 것을 떠나서 아직 나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맞춰지지가 않는다.
여전히 자판앞이 어색하고 연필과 노트를 챙기고
핸드폰에 있는 메모장은 필요없고 수첩과 볼펜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마도 나는 퀼트가 좋은가보다.
뭐든 어설퍼도 내 손으로 만들기를 좋아한다.
오늘도 우리 식구들에게 음식을 시식하게 한다.
아마도 그런 기분으로 식사를 할 것 같다.
늘 새로운 음식을 하긴 하는데 항상 2%가 부족하단다.
이제는 익숙해질만도 하건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새 반찬들을 올리기 좋아한다.
결혼해서 좋은 건 이렇게 작은 일상들이 더 없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뭔가 대단히 커다란 좋은 일이 없어도 하루가 감사하고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한 것을 알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