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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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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 이야기.


BY lala47 2010-10-06

젊은 시절에는 남편의 반대로 성당에 다니지 못했다.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사람은 현실도피이며 위선 덩어리라는 비난에 성당 가겠다는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러던 사람이 나이가 드니까 반대를 그만두었다.

종교란 영혼의 크리닉의 의미로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성당에 다니지 않던 시절에  나의 취미생활중에 하나는 점집에 가는 일이었다.

나와 동행을 하던 사람은 고모였다.

고모는  말했다.

\"그냥 재미로 보자구. 그건 죄가 아니야.\"

하루는 고모와 신설동에 있는 용하다는 점집에 갔다.

예약을 하기위해서 전화를 하니 가족 사진을 가져오라고 했다.

 

우리집 남자 세명의 반명함판 사진을 가지고 갔다.

점쟁이는 크리스탈 큰 접시에 물을 담고 사진들을 물 속에 넣었다.

 

\"세놈중 하나도 건질 놈이 없구만! 다 버리고 도망가고 싶지요?\"

이런 말을 했다.

점쟁이는 그중에 작은 아들 사진을 건지면서 말했다.

\"요놈이 그중 낫네. 큰 차이는 없지만 쫌 나아.\"

 

사당동에 있는 점집에 갔을때는 이리 말했다.

\"에고 아깝다 아까워..그 학벌에 그 인물에 어디 고를 남자가 없어서 쭉쟁이를 골랐누.

궁합도 안보고 결혼했나?\"

 

상도동에 있는 학사 점집에도 간적이 있었다.

시앗의 존재를 처음 알았을때 다급한 마음에 그녀의 생년월일을 가지고 갔다.

\"찹쌀 궁합이야. 떼어낼 생각하지마세요.\"

학사 점쟁이라는 젊은 여자는 그렇게 말했다.

\"이 부부는 사단이 나겠네요. 언제고 헤어집니다.\"

큰아들 생년월일을 넣었더니 말했다.

\"출세도 하고 부부사이도 좋고 아주 좋은 사주지만 부모와는 등 돌리겠네. 평생 큰아들을 그리워하면서

살겁니다.\"

작은 아들의 생년월일을 넣었다.

\"사주에 악보가 많이 나오니까 음악과 관련되는 일만 하면 출세합니다. 곧 젊은 사장이 있는 음악 만드는

회사에 들어가는데 그곳에 가면 출세하게 될겁니다.\"

 

상도동에 있던 점쟁이 말은 그대로 맞았다.

우리 부부는 헤어졌고 큰아들은 등을 돌렸다.

작은 아들은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광고음악 만드는 회사에 들어가서 올해도 승진을 했다.

찹쌀궁합이라던 그들은 지금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

\'어머니 허전하시지요?\'

며늘애가 가끔 내 눈치를 살피며 묻는 말에 나는 전혀 아니라고 대답한다.

물론 전혀 아닐수는 없지만.

 

취미생활을 그만둔것은 성당에 다니는 이유도 있지만 시간낭비 돈낭비라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점쟁이도 유효기한이 있어서 맞추는 시기가 있다.

몇년전 고모와 상도동 점집을 다시 갔더니 전혀 딴소리만 했다.

 

지난번에 아들과 손녀 이름을 지으러 갔을때 사주 보는 사람이 내 손금을 좀 보자더니 자꾸만 날더러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던 일이 있었다.

\"팔십까지 이름을 떨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나요?\"

그것도 모르면서 이름을 떨칠것이라고 말하니 우습다.

 

오늘 심심해서 지난 점쟁이 이야기들이 떠올라 이야기를 펼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