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135

Eat, Pray, Love


BY 엠파이어 2010-10-02

 

 


벌써 10월에 들어섰다.

맑은 하늘이 늘 가까이 있는 듯 하더니 오늘은 회색이다.

작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며칠 전부터 부어서 아픈 목도 생각하여

집에서 뒹굴자고 마음을 먹다.


지난 주 신경숙의 외딴방을 읽으며 그래, 그때는 그러기도 했어....

먹고사는 문제가 일차적이었기에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늦춰야하는 꿈도 있었고,

돌아가야 하는 삶도 있었어,

간결하면서도 솔직하고 마음에 와 닿는 작가의 문체 등은 아마도

아픔을 알기 때문 일거야......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책꽂이에 꽂힌 엄마를 부탁해가 눈에 띈다.

뽑아 든 책을 들고 커피 한잔을 들고 침대에 다리 뻗고 앉아

작가의 이야기에 다시 귀 기울인다.

작년에 읽을 때도 아마 그랬겠지...

엄마의 실종으로 알게 된 그 존재의 중요성을 인칭의 변화를 주어

너, 당신, 그, 그리고 나로 이어지는 글의 전개,

가까이 있어서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가까운 존재들,

그러나 부재로 인해 아는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의 그 상실감,

아마도 난 죽었다 깨나도 소설속의 엄마도, 우리 엄마도 못 될 거라는 생각,

우리 아이들은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해 줄까? .....

엄마를 알아갈 수록 먹먹해지고 눈이 빨개지는 이 책을 한 번 더 만났다.

책장을 덮었는데도 멍하니 있는 나,


김경집 교수는 나이듦의 즐거움에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니라고 했다.

내 생각도 그렇다.

이 좋은 날 눈 안에 좋은 것을 가득 담고 마음으로 온 몸으로 느껴야지 싶다.

그런데 이상하다, 가을의 바람과 볕은 책을 부른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요즘 책을 가까이 두고 외로움을 달래는 중이다.

 


참, 어제 본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예고편을 보며 줄리아 로버츠 그녀를 만나고 싶었고,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라니 더 기대가 되고

영화 한편으로 네 나라를 여행하는 대리만족도 기대가 되었다.

퇴근 후 여느 때와 달리 동료와 함께 했기에 밥을 먹고,

카푸치노 한 잔을 들고 영화 속으로~


주인공 리즈는 꽤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뉴요커,

하지만 잘 살고 있는 게 맞는지 물음표를 가슴에 안고 있는 듯하다.

잘 살고 있다면 열정이 있고 가슴이 뛸 텐데, 그녀의 표정을 보니

답을 찾기는 해야 할 듯 했다.


그래서 그녀는 떠난다 자신을 찾기 위해.

이탈리아 로마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으며 ,

이 때 눈이 호강을 한다.

유명한 트레비 분수며, 바티칸 궁전, 성베드로 대 성당....

예술로 승화한 아름다운 음식들~~~

정말 올드하고 품격이 줄줄 흐르는 건축물로 스크린이 가득 채워진다.

아트라베시아모~~~ 함께 떠나자~! 이 말을 가슴에 새겨 두었다.


두 번째 인도의 아쉬람을 찾는 그녀.

몇 년 전 인도영화 아쉬람을 본 적이 있는데

간디의 자유사상이 도입되는 그 시점에서 인도의 낡은 폐습으로

아쉬람을 메운 인도의 과부들~그 들도 개혁이 필요했고 함께 간절함으로

바라며 보던 영화가 생각이 났다.

암튼 그녀는 아쉬람에서 기도를 하며 자신을 용서하고 자신을 찾기를 바라고 있는데

쉽지 않은가보다.

아쉬람에서 만난 인도소녀 (집안에서 정해준 정혼자와 결혼을 앞둔, 그 결혼을 원치 않는)를

위해 기도하며 마음의 평안을 찾아가는 그녀,


이제 마지막 발리로~

사실 이 영화 첫 부분은 발리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주술사 케투에 의해 그녀의 운명선을 듣고

여행의 마지막을 발리로 정하고 다시 찾아든 그녀,

그녀와 비슷한 사랑을 겁내고 있는 멋진 이혼남을 만나서 사랑하게 되지만

균형이 깨질까봐 그 사랑을 보내려고 하는 그녀에게

케투는 말한다.

균형이 깨질 것을 두려워 말라,

그 균형이 깨지고 혼란이 온 후 더 큰 균형을 찾을 수 있다.

마지막 그녀는 사랑스런 그 남자와 배를 타며 외친다.

아트라베시아모~~~ 함께 떠나자~!

 

참, 중간중간에 나오는 ost도 참 감미롭다.

조수미씨 노래도 들리고 닐영의 harvest moon, 특히 타이틀곡 Better days.

영화가 끝나며 함께 한 동료가 말한다. 음악이 참 좋다~~~

영화를 보는 일은 혼자여도 좋고, 함께 이어도 좋다.

그 느낌은 다르지만, 특히 돌아오는 길, 함께 본 것을 나누는 일이 즐겁다.


이렇게 작가라고 소개하는 뉴요커 그녀는

일 년에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를 돌며 자신을 찾는 성공적인 여행을 한다.

마구 부러움이 몰려오며 가슴이 흥분된다.


나 자신을 찾는 일이 여행이 아니라도 좋다.

다른 일이라도 좀 더 확신있는 내가 되기 위한 그 것을 찾고 싶은지도 모른다.


아니, 어쩜 목적없이 떠날 수 있는 여행이어도 좋다는 생각을 한다.

난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며 감사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이니까.

그럼,,,,이제 돈만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