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간다
바람도 간다
나뭇잎도 가고
화려했던 꽃들도 간다
조올졸 흐르는
시냇물도 가고
가지 못하고 머무르는 것은
나~~~
뿐이다
이 가을에 책을 읽다가
고래를 사랑하니?
사랑해!
너무너무 사랑해!
하지만 난 수영을 못 해
고래에게 가까이 갈 수 없어
절망이야.
바닷물을 다 마셨어야지
사랑한다면~~~
바닷물을 다 마시고 고래 곁에 갈 수
있는 그런사랑 나는 해봤을까
혹,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여서
다~~~~준다해도
다~~~~받는 사랑이여도
그래도 내가 뭔가 손해보는 것은
아닐까 꼼수를 두다가 결국
놓쳐버린 사랑들~~~~~
이제 바닷물을 다 마시고
고래 곁에 가는 사랑은
고래가 죽거나 괴로울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해야하는 나이
그래서 이 가을 나 서있는 곳에서
저 멀리 희미한
고래의 흔적이나마 더듬어
보려한다.
아쉬움 가득 담아.
구름 안녕
꽃 안녕
시냇물 안녕
돌틈에 보랏빛 쑥부쟁이 안녕.
사랑했던 하지만 바닷물을 다 마시고
그 곁에 갈 수 없었던
고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