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0개월차.
7년 연애끝에 드디어 결혼했는데 모르는거 하나 없이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신랑이 남자로 보인다..
생리 양이 많아서 서랍에 있는 오버나이트 꺼내서 착용하려고 했는데
뒤에서 엉덩이 슬슬 만지고 있는 신랑..
하지 마라고 했는데도 계속 주물떡 대는 신랑
가뜩이나 생리해서 예민한데 신경질 나게 성질 돋구어서 순간 오버나이트 생리대 다 뜯어서
돌돌 말아 바닥에 집어던지고 말았다.
신랑이 \"아.. 내가 잘못했다 이러지마라. 왜 집어던지고 그러노.내가 원상복구해놓으께\"
하며 집어 던진 생리대 펼쳐서 날개에 붙어있는 종이 다 붙이고 처음보다는 못하지만
그럴듯하게 복구 해놓고 화장대위에 딱 올려놓았다..
안 쓸거라고 당장 버려라고 피부에 닿는 부분을 그렇게 놔두면 어떻게 하냐고 뒤집어서 놔둬야지
더러워서 안 쓸거다.라고 하며 방을 나갔는데
내심 내 성질 다 받아주는건 저 사람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랑이 출근하면서 내가 원래대로 해놨으니깐 이따가 꼭 저거 차..알았지..
됐다 라고 무뚝뚝하게 말은 했지만 샤워하고 나오는 길에 그것에 눈길이 가서 나도 모르게
착용하고 말았다..
퇴근하고 돌아와서 큰방에 떨어진 머리카락 테이프로 찍찍 찍어담는것도 그렇고
그런모습 볼때마다 내가 할건데 왜자꾸그러냐고 하면..\"그냥 눈에 자꾸보여서\"
하는 신랑이 미웠다... 내가 할일을 침범하는것 같고 너무 쫌생이 같아 보였고 쪼잔해보여서 더 얄미웠다..
그런데 이젠 알겠다.
결혼은 연애때랑은 다르게 방구도 트고 트럼도 트고 더 편안해지는거구나..
결혼하고 나서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는게 더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생리대 차고 문자를 보내줬다..
여보..나 요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예전에 느끼던 사랑과는 다르게
또 가슴이 설레어.. 그사람이 바로 당신이야....당신땜에 요즘 고마워... 여보 사랑해..
싸울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꼴도 보기 싫다가도
그 싸울때가 아니면 같이 웃고 떠들고 행복해하고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데
나는 안했음 큰일날뻔 했다..아니 이사람 아니고 다른 사람을 만났음 큰일날뻔했다.
부족하지만 이런 사소한 일상이 참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