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아침을 하다 문득 환호성을 한 번 지르다.
직업의 특성상 달력에 빨갛게 칠해진 날이 아님 쉬는 날이 거의 없는 나.
오늘은 쉰다^^ 야호~~~~
추석에 시댁에 잘 다녀오고 일과 고생을 허리와 손 마디가 아플 정도로
열심히 했으니 오늘 내게 주어진 이 휴식의 시간을 내 맘대로~~ 즐겨야 할텐데....
아침을 먹고 딸은 독서실로 남편은 학교로~
며칠 전부터 함께 영화를 보자던 아들과 함께 영화관으로 고 고 고!!!
아들과 함께 본 영화는 『시라노 연애조작단』
사랑에 어설픈 남녀들의 연애를 돕는 시라노 에이전시
이들의 각본에 의해 만들어지는 씁쓸한 사랑이야기,
적당히 즐겁고 적당히 달콤하고 또 적당히 아림의 감정도 전달되는 코믹멜로
음~ 엄태웅~ 매력있는 걸~~^^
그리고 아들은 여친을 만나러 간다고 가고,
내친 김에 한 편 더^^
『무적자』....최고의 홍콩영화, 영웅본색을 리메이크 한다고 할 때부터 궁금함을 갖게 하던 영화.
영화를 보는 두 시간은 이십 년을 훌쩍 넘어서 그 때 홍콩배우들의 황금기,
나의 막 시작하는 20대,
그리고 오늘을 넘나들며 수많은 오버랩으로 이뤄진다.
형제애, 그리고 의리, 선과 악, 무엇보다 장국영이 불렀던 OST 당년정....
귀에 익은 멜로디는 가슴을 뛰게 했고 적룡과 주진모, 주윤발과 송승헌, 장국영과 김강우
배우들의 대사와 그 눈빛에서 예전에 느꼈던
그 감정과는 다르지만 또 다른 감동이 나를 뛰게 한다.
영화 두 편을 내리 봤더니 배에서 신호가 온다.
영화관 아래 층 커피샵에서 치즈 베이글 하나, 카푸치노 한 잔.
집으로 돌아오려고 정류장을 향해 걷는데, 하늘이....
눈이 부시게 파 랗 다.
버스를 타고 중간에 내린다.
한강변을 따라 눈을 어디에 두어도 푸르른 초가을.
참 여유롭다.
푸르고 높고 넓은 하늘빛이 한강과 강변의 초록빛에게 양보하지 않는다.
산책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저씨의 모자가 정겹고
꽃분홍 챙이 큰 모자를 쓰고 팔을 휘휘 저으며 걸으시는 60의 아줌마도 정겹다.
모자와 마스크, 썬글라스까지 무장을 하고 엠피를 꽂고 잰걸음으로 옆을 스치는
새침해 보이는 젊은 미씨,
하얗고 큰 양치기 개를 줄을 잡고 산책하시는 배불뚝이 아저씨,
저 앞에서 시작했건만 내가 앞서가게 하는 젊은 커플,
아가씨 가방을 멘 체크남방의 청년과 하늘하늘 예쁜 원피스를 입은 힐신은 아가씨
그들에게 예쁜 시선 한 번 주고 푸른 하늘과 흐르는 강물과 나의 데이트는 계속된다.
귓가에서는 ‘휘성의 결혼까지 생각했어’가 들린다.
휘성의 매력적인 보이스와 절절한 가사가 자꾸만 반복해서 듣게 한다.
누구나 사랑을 할 때는 운명적인것 같지만 모든 사랑이 운명이 되지 않기에
세상에는 아름다운 음악을 비롯한 예술이 존재한다.
사랑의 아픔.....은 인생을 성숙하게 한다.
오늘은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으면.....한다.
난 오늘.....영화와 음악과 추억과 하늘로 인해 가슴이 너무 말랑거리고,
.........그래서 소녀이고 싶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