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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님께!


BY 바다새 2010-09-02

콜라님!

 

님의 모국 한국에 태풍 곤파스가 지나간다는 소식을 들으셨나요?

저 아래 제주도를 시작으로 거센 비바람 일으키며 오늘 제가 사는 동해안에도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이미 남해안에는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했고, 서해안 강화도해상도 태풍경보상황이었지요.

언제나 그러하듯,

기상이변을 대하노라면 가장 나약한 존재가 인간임을 깨닫습니다.

 

콜라님!

어머니의 병환소식을 멀리 타국에서 접하셨을 때,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이었을까요.

에세이방 통해 올리신 님의 절절한 울분을 접하면서,

저 또한 무력한 존재임을 절감할 뿐이었습니다.

 

 

개인 메일로 드려도 될 글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올리려니 어쩐지 부끄러워집니다.

그래도 용기 내어 적습니다.

아컴 여러 님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대변하고자 하는 심정이라면 이해가 되실까요?

어머니 향한 님의 애끓는 속내를 대하며, 함께 가슴 조이게 됩니다.

아마도 그것은,

여기 어느 한 사람

어머니 없이 생겨난 이가 없기 때문일 겁니다.

어머니!

단 세 음절만으로도 충분히 벅차오르고,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하여도 눈물겹습니다.

지척에 살아도 찾아뵙지 못하는 불효를 일삼는데,

머나먼 타국에 계신 님의 간절함은 오죽할까요.

 

 

콜라님!

오늘, 낙산호텔 옆 작은 교회에서 기도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지방회 이십 여개 교회 여선교회에서 나라를 위해 부르짖는 순서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대한민국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습니다.

광범위한 내 조국의 이름보다

피부로 와 닿는 한 분을 먼저 떠 올렸습니다.

서 분조 어머니!

어머니가 계시기에 내 나라도 있습니다.

나를 낳으시고 기르셨던 어머니로 인해 그리운 모국입니다.

절박한 그 이름만 입안에 맴돌 뿐이었습니다.

한 번도 만나 뵙지 못한 서 분조어머니를 위해 손 모아 고개 숙였습니다.

 

 

돌아오는 길.

모진 태풍 몰아친 자리

벗겨진 하늘 틈새로 울산바위가 햇빛에 반사되어 더욱 웅장하게 서 있더군요.

바람이 멎고 돌아선 공간마다

굵은 빗방울들이 남겨진 흙먼지를 씻어냅니다.

 

 

콜라님!

태풍의 횡포는 굉장했습니다.

두려움에 어깨 움츠리고 숨어야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립니다.

말끔히 씻겨 진 하늘빛을 볼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서 말입니다.

가만히.....,

서 분조 어머니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누구의 어머니이든

한 시대를 거쳤으면 다 같은 우리의 어머니이십니다.

태풍 물러간 자리,

의연히 서 계실 님의 어머니로

평온히 자리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여기,

에세이방 여러 님들도 같은 마음이라 여깁니다.

더불어 우리의 동지(?)인 선물님의 아버님도 굳세게 일어나시기를 기도합니다.

험한 세상

내 나라와 내 가족 세우기 위해 고생만 하셨을 우리네 부모님들.

이제 더 이상은 아프지 마십시오!

아직은 누려야 할 것들이

넘치게 많은 세상이랍니다.

 

 

부모님의 병환을 위해 기도하는 님들.....,

힘내십시오!

 

 

 

 

 

2010년 9월 2일 속초 사는 바다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