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酒堂)은 주종(酒宗)을 불문한다.
네이버를 검색해 보면 酒聖,酒仙임을 자처했던
술을 마신 연륜, 술을 함께 마신 친구, 술을 마신 동기, 술을 마신 기회,
그리고 술버릇 등을 묶어 술마시는 사람의 등급을 모두 18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전한다.
대학입학 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하던 날
한 남자애가 슬금 슬금 다가와서
“담배 하나만 줄래?” 한다.
당연히 내가 담배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녀석에게
나는 착하게도 ‘없다’고만 했다.
왜 나에게 담배를 달라고 할까… 의문이 스쳐갔지만 그렇게 잊혀 졌다.
훗날 그 친구, 내가 담배는 물론 술 한 모금 마시지 못하는 걸 알고
혹시 집에서 자작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그렇게 술에 관한 한 진실과 오해는 20대부터 지금까지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니는
첫 번째 오해라고 해도 좋겠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나도 내 자신의 주량에 대해 몹시 궁금해 졌다.
나는 과연 술을 못 마시는 건가, 안 마시는 건가. 기독교인이라는 종교적인 양심으로
자기 체면에 빠진 건가…
하여
주량 체크에 들어 갔다.
퇴근한 어느 토요일 오후
샤워를 마친 후 중간 병 크기의 양주 한 병과
250cc 용량의 빈 물잔, 같은 크기의 물 한잔을 놓고 책상 앞에 앉았다.
먼저 빈 물잔에 양주를 가득 담아 숨을 멈추고 절반을 마신 후
물을 마신 다음, 나머지를 같은 방법으로 단숨에 들이켰다.
벽시계를 보면서…
가슴이 두근댔다. 알코올흡수로 인한 것이 아닌
궁금함과 약간의 두려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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