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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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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10-08-14

멍~하게 앉아서 멀 하나 생각 합니다

현관엔 팔월의 김장을 알리는 빨간 물 고추가 선풍기 바람에 습도를 날리고 있습니다

오이 7 개도 소금물 끓여서 부어 놓았습니다

신랑은 아침도 안 먹고 밭에 나갔습니다

회사 다니랴,고물 수집하랴,밭에 가랴 ,,힘이 많이 드는가 봅니다

\"내년엔 농사 하지 말아야지 힘들어 어후~~\"
\"왜 내말 안듣고 하더니 ,,ㅎㅎㅎ그러게 머러 그래요 난 천원,이천원 이면 일주일 먹을걸 머러 그렇게 해요 여기서도 충분히 유기농 먹을수 있는데 잠도 못자고 사람처럼 살지도 못하고 돈도 안되고 몸만 고달프고 ,,내 말 안듣더니,,,\"

내가 나무라듯 미안한 맘에 눈치봐 가며 잔소리 합니다

그렇게 일찍 우리는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늘 새벽엔 일어나보니 새벽1시 23분 옆에 있어야 할 신랑이 없습니다

\"여보세요 어디야?\"
\"어~깼어? 여기 시장 골목 돌고 있는데 나온게 없네..\"
\'들어와요 왜그래요 그렇게 해도 난 죽는다고 안그래도 죽어 ,,나 보다 먼저 죽고 싶어서 그래? 평생 보약 한번 못먹고 밥도 내가 못해서 찬물에 전날했던 밥 남은거 말아서 김치쪼가리 해서 먹고 나가면서 왜 잠까지안자고 그래?그러다 당신 죽어 알어? 죽으면 누가 알아줄거 같아 빨리 들어와\"
\"그냥 자 조금 돌고 들어갈게 \"
\"안되 나 지금 무서워서 잠 못자\"
\"그래 알았어 5섯시까지들어갈게\"
난 그말에 전화기 내려놓고 티비를 켜 봅니다

비키니 란제리, 섹시한 모습의 채널도 보고 ,산행 ,뉴스프로도 24시간 뉴스프로도 재방송 연속극도 공포영화도 가요 채널,어린이 만화프로도 이것저것 돌려가며 봅니다

거실 창가 너머로 마당 나뭇잎이 달 그림자에 젖어 흐느적 거리는것이 무섭습니다

혹시 이집에서 누가 옛날에 죽은사람은 없나

나 이렇게 벗고 자는거 어느 귀신이 와서 보는건 아닌가 싶어 큰 수건을 덮고 선풍기를 확~틀어도 봅니다

달빛도 소리를 내는거 같습니다

베게를 거꾸로 들고 다리를 쇼파에 올려놓고 눈을 감습니다

그런데 더 무섭습니다

내가 지난날 무섭게 한 사람은 없나,,

혹시 여기 아버지 오신건 아닌가,,할머니는 ,,그럴리가 할머니는 하도 오래되서 나 어디 사는줄은 모를거야,,,,다시 전화 해볼까 언제 올거냐고,,

\"여보 언제와?\"
\"왜?\"
\"무서워 빨리와 \"
\"알았어 갈게\"
또 정적이 흐르고 밤은 나보다 더 시끄럽습니다

옷장을 열고 옷을 입어봅니다

겨울외투며 치마며 한복까지 ㅎㅎ 참내 혼자 별짓을 다합니다

오래 계속 서 있을수 없어서 앉아서 옷을 갈아입고선 단추와 지퍼 올릴때만 얼른서서 거울 로 날 바라보고선 바로 다시 앉아야 합니다

이마엔 땀이 저절로 납니다

아파서 서 있지도 못하면서 이게 무슨짓인가 생각합니다

잠시 이밤에 혼자 세상과 함께 가려 합니다

옷을 갈아 입으면서 얼마나 줄었나 확인하면서 좋아 하거나 실망하거나 나도 분명히 여자 입니다

선풍기를 앉아서 궁뎅이로 밀면서 가서 다시 켭니다

바람이 시원합니다

밤은 여전히 고집스럽습니다

세월이 흩어지려면 아직도 먼것 같습니다

다시 누워서 눈을 감아 봅니다

그러다 시간을 봅니다

4시56분,,

신랑이 5섯시에 온다 했으니 그방 올것 입니다

그때 대문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여태 안자고 머했어? 이게 다 머야 옷은 이게 다,,,머햇어?\"
\"응,,옷 입어봤어?\"
\"ㅎㅎ이걸 다 계절옷을 다 꺼내 입어봤구만 이제 다가오는 가을이랑 겨울 옷 안입고 살아도 되겠네 마님은 벌써 잠도 안자고 다 입어 봤으니 말야 ,,그때 깨서 잠을 여직 안자고 이 도깨비 짓을 했구만 응?,,ㅎㅎㅎ\"

\"응 그랬어 ,,귀신이랑 같이 있는거 같고 티비도 공포영화 많이 나오고 저바 창가엔 나무가 칼 같오 그래서 못자\"
\"하하하하 아고 우리 마님 운제 철이 들까 ,,자자 이제 재워줄께\"

\"응 ㅎㅎㅎ 그럼 자자\"

난 3ㅡ4시간 동안 혼자 새벽을 훼방을 놓고 몇개의 계절을 넘나 들었더니 피곤합니다

창가 칼같은 그림자도 ㅎㅎㅎ이젠 풀잎으로 보입니다

왜냐구요? 내 신랑이 옆에 있으니까 안무서워요 ㅎㅎㅎ

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