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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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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다녀와서...


BY 시냇물 2010-08-05

 

에~~고 날씨가 덥다 더워!!

 

2일 오후에 과감히 서울을 떠났다

간단하게 챙긴 가방을 들고 남편과 둘이서...

 

오전내 사고 차 수리 문제를 겨우 해결하고 나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서울을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었으니까

 

간단히 가방을 꾸려 남편과 동서울터미널로 향했다

휴가철인데 원주가는 버스는 달랑 11명을 태우고 터미널을

출발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깜빡 졸기도 하면서

눈이 시원한 녹색 경치도 부담없이 감상하면서 원주로 고고씽~~~

 

여동생과 제부가 마중을 나왔다

E마트에 들러 간단히 장을 보고 엄마네집에서 저녁을 해먹기로

하였다

조카들도 다 크고 각자 자기 일로 바쁘니 어른들만 모여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치악산 막걸리를 마셔보니 캬~~

목을 타고 넘어가는 그 기분은 노래 가사처럼

\"죽여~~줘요!!\"

 

사실 휴가라고 복잡한 데 어딜 꼭 가는 것보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밀린 이야기 나누며 서로 밥을 함께 먹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했다

혼자 계신 엄마에게 맛있는 식사 한 끼 대접한다는

생각으로도 준비하는 손길은 기쁘기만 하니까

 

또 동생네도 모처럼 가게를 벗어나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즐겁게 웃으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여동생이 전날 아침에 엄마가 병원에 다녀오셨다는

얘길 한다

엄마가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시길래 깜짝 놀라 산부인과에

갔더니 방광염인것 같다며 약을 3일치 지어와 드시는데

별 차도가 없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기독병원엘

가시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얘길 한다

 

평소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다니시기도 하지만 언니 친구가

과장님으로 근무하는지라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받고 있기에

전화를 해서 그런 상황을 얘길 했더니 빨리 모시고 와

비뇨기과 진료를 받으시는 게 좋겠다고 한다

 

남편과 나, 여동생과 제부가 엄마를 모시고 부랴부랴

오전 진료를 받으러 병원엘 갔다

그렇지 않았으면 계곡엘 갈 예정이었는데...

 

그때부터 시작된 검사는 방광 내시경, CT, 또 다시 일반검사로

하루를 거의 다 소비했다

그랬는데도 속시원한 결과는 나오지 않고

평소에 심장약을 드시는데 그걸로 인해 지혈이 쉽게 안 되는건지

파악이 안 된다는 얘길 한다

엄마를 집에 모셔 드리고

하루종일 병원에서 보내 다들 피곤했지만 모처럼 휴가를 온

우리를 위해 여동생네와  오크밸리쪽으로 간단히

드라이브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엄마집으로 돌아왔다

 

꼭 바닷가를 가고, 계곡엘 가서 물에 발을 담궈야만 휴가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마침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엄마를 모시고 효도(?)를 할 수 있었으니

이 또한 휴가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언니와 형부도 안 계시는 때 여동생네만 있었으면 당황이 됐을텐데

그래도 우리가 와 있어서 엄마도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엄마가 안심을 하시고, 딸들이 아니었으면 어떡할뻔 했나

생각하니 눈물이 나온다는 그 말에 내 가슴도 찡해졌다

 

둘째 사위가 마음써준 걸 고마워하시는 엄마를 보면서

부모 마음이란 이런건가 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나 역시 남편이 엄마 일로 관심가져주고 기꺼이 동행하여

자기 역할을 해 준 것이 무척 고마웠으니까. 

 

비록 시간은 짧았지만 밤이면 공기좋은 주변을 산책하면서

남편과도 속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알찬 휴가를 보냈다

 

덕분에 남편에 대한 무한 신뢰를 더 얻게 된 건 이번 휴가 최대의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