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선물 생각했어?”
결혼 십 수년 동안 마누라의 잔머리만 두루두루 섭취한 듯
‘짜잔’ 하는 것만 ‘선물’이라고 주장하는 내 말을 빙자해
28일이 생일인 7월의 첫 날부터 졸라댔다.
당췌 ‘짜잔’ 할만한 선물 아이디어는 떠오르질 않아
생일 카드라도 주려고
지폐 한 장을 넣고 나서는 걸 본 남편이 뒤통수에 대고 소리치는 게 들렸다.
“카드는 싫다!! 카드는 사지 마~~ 생일 카드는 안 받을 거야~ ”
그러거나 말거나 카드를 사서옷 속에 숨겨 들어와 다시 물었다.
“선물 뭐 받고 싶은데?”
“묻지 마. 짜자잔~ 줘야 선물이지. 다 너한테 배운거야”
ㅋㅋㅋ
살살 꼬드겼더니
전자 책, 자전거 전용 스포츠웨어, 나이키 가을 등산 점퍼… 몇 가지 나열하더니
그냥 비디오처럼 한 번 해 달란다.
어떻게 하면 하루 하루 무사무탈(?) 넘어갈 수 있을까 궁리하는 마누라한테
바랠 걸 바래야지
비장한 마음으로 세상에서 하나 뿐인 생일 카드를 \'짜잔~\'하며 건넸다.
“나 카드 싫다고 했잖아.. 카드 안 받는다고 했찌~”
“어!! 이거 안 받으면 후회 할 걸? 그럼 다른말 하기 없기!”
새파랗게 날 선 협박에 슬그머니 받아 드는 남편…
봉투에서 카드를 꺼내더니 반색이다.
-섹스 자유이용권-
이 선물권은 \'콜라\'가 제공하는
1년가 섹스 자유이용권 입니다.
연간 최대 48회, 월간 최대 4회를 초과할 수 없으며
장소와 시간 제한은 없습니다.
‘비디오’처럼 의 옵션은 사전 예약과 함께 추가요금 지불이 있으므로
이용에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사용기간은
*추신: 이 선물권은 파이널 판매권이므로 분실 또는 훼손시 재발급 되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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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가족에게는 양도할 수 없으나 타인에게 대여 또는 양도가 가능합니다.
대체로 \'짜잔\'에는 성공 한듯...
그러나 그날 이후 나는 또 다른 시달림을 당하고 있다.
잠자다가도 품으로 파고 든다.
“나… 티켓 사용할래~~ ”
흣~
티켓다방 미쓰리냐. 티켓 아니고 선물권이거든?
집에서, 차 안에서, 해변에서……
수시로 초과 사용하려는 그와
옥신 각신…
“나 회원권 사용할래~”
\"당신! 이번 주 한도 끝났어!!\"
단호히 거절하자 매우 불만인 목소리로 궁시렁 댔다.
“여우 같은 것이…. 싫으면 아예 하지 말지. 최소치는 왜 정했어.....회원권 확 반환 할까부다…”
ㅋㅋ
그럼 타인에게 양도 혹은 증여도 가능한데…